"평생을 농사지어도 돈 한 푼 쥐어본 일이 없다면 믿으시겠어요? 컬푸드 직매장이 생기고 나서야 농사짓는 재미를 알게 됐지요."
완주군 구이면 두현리에 사는 이창영(67) 씨는 평생을 농사꾼으로 살았다.
그런 이씨가 효자동 로컬푸드 직원 사이에서는'로컬푸드 맨''로컬푸드 전도사'로 불린다.
그에게 이런 애칭이 생겨난 이유는 자발적으로 농가에 로컬푸드 직매장에 물건을 내라고 권유하면서부터다.
처음엔 마을 이장의 권유로 직매장이 들어서면서 농산물을 내기 시작했다고.
전형적인 소농이자 고령 농인 그는 9917.36㎡의 밭에 다양한 작물을 심고 있다.
그가 직매장에 내놓은 상품은 청양고추, 꽈리 고추, 상추, 칡, 도라지, 머위대, 호박고구마, 감, 강낭콩, 구기자, 야콘, 구기자 등이다.
바코드를 만드는 일이 익숙하지 않았던 초기에는 아주 싼 가격에 내놨던 웃지 못할 기억도 있다.
그가 산에서 채취해 내놓는 옻나무, 구절초, 인진쑥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효자동 직매장까지는 오토바이로 20분 정도가 걸리지만, 신선한 농산물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위해 하루에 두 번씩 물건을 진열했다.
팔린 농산물 대금이 입금되는 통장을 찍어보는 재미가 마치'월급을 타는 공무원 같았다'는 이 씨.
그의 원칙은 농산물에 약을 하지 않는 것이다. 밭에서 나는 풀을 없애는 약도 절대로 쓰지 않는다.
이처럼 정성을 들이다 보니 처음 한 달 50만 원 정도 하던 수입도 최고 500만 원까지 늘어났다.
수익이 오르면서 그의 이름이 붙여진 상품만 찾는 단골도 생겼다.
헛개나무를 직매장에 좀 내달라는 손님부터 맛있게 먹는 방법을 전화로 묻는 손님들도 많아졌다.
이 씨는 "쌀농사는 기계 빌리고, 인건비 빼면 적자 나는 해도 있다"며"로컬푸드 직매장이 생기면서 평생 벌었던 돈보다 더 벌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아예 쌀농사를 짓지 않기로 했다고.
이어"시장이나 마트에서 아무리 좋아 보이는 상품도 셀 수 없이 많은 유통단계를 거쳐 오는 것"이라며"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도 싸지만 건강한 재료라는 게 로컬푸드의 장점 아니겠냐"고 강조했다.
좋은 식재료만 먹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나이가 들어서 차이가 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때문에 그는 소비자 건강을 우선시해 친환경 재배만 고집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로컬푸드는 복지 모델이다.
이 씨는 "아무리 노인 일자리 찾기 정책을 편다고 해도 아르바이트 수준이고, 농촌에 사는 노인들은 먹거리만 자급자족할 뿐이지 생활비를 마련할 길이 마땅치 않다"며"노인들이 텃밭이라도 가꾸거나, 채취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로컬푸드야말로 복지시스템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그의 소망은 로컬푸드 직매장이 많이 생겨나 좀 더 많은 농촌 사람들이 로컬푸드에 물건을 내는 것이다.
이 씨는"올해는 하우스를 지어 다양한 밭작물 재배에 도전할 생각"이라며"건강한 먹거리를 만날 수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을 많이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