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2차 전지 생산업체에서 화학물질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업체 측의 늑장신고로 맹독성 가스까지 발생하는 등 사고가 더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군산경찰서와 전북도, 군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새벽 1시께 군산시 비응도동 군산2국가산업단지 내 폐전지부품 등 재처리업체인 S사에서 유독물질인 황산이 다량 유출됐다. 총 용량 5만ℓ의 저장탱크에 보관 중이던 순도 98%의 황산 4만ℓ 가운데 1000ℓ가 이송밸브 이음부 파손으로 인해 외부로 유출됐다.
이로 인해 3800만원 상당(군산시 추산)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공장에는 근로자 10여명이 작업 중이었지만 사고 즉시 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업체 측에서 사고 사실을 5시간가량 늦게 신고하면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사고 당시 업체 측에서 자체보수를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이로 인해 흘러나온 황산이 염산과 과산화수소가 든 주변 시설들을 부식, 염산과 과산화수소가 누출돼 연쇄반응을 일으키면서 맹독성인 염소가스까지 발생했다.
군산시청 관계자는 "업체 측이 오전 1시께 황산 유출을 인지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업체가 자체 처리를 시도했지만 유출양이 많아 처리하지 못하면서 늦게 신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6시 20분께 신고를 접한 소방당국 등 관계기관은 긴급 방제작업에 나섰다. 현장에는 소방 화학차와 폐기물처리차량 등 장비와 폐기물 수거업체 관계자, 경찰관, 소방관, 군인 등 80여명이 투입돼 중화제인 가성소다를 살포하며 황산 제거작업을 벌였다. 방제작업은 사고 발생 15시간이 지난 오후 4시께 완료됐다. 또 탱크에 저장 중인 나머지 황산은 자체 폐수처리장으로 이송했으며, 별도 보관 중이던 염산과 과산화수소도 화학반응으로 인한 폭발이 우려돼 이송 조치했다.
경찰은 황산을 옮길 때 사용하는 이송밸브 이음부 파손으로 인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업체의 안전관리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강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