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서 조사를 받던 피의자가 수갑을 찬 채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 수갑 도주 사건'은 지난해 12월 경기 고양에서 발생한 '노영대 도주 사건'과 올 1월 전주에서 일어난 '절도피의자 도주 사건'에 이은 세 번째로, 피의자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건개요= 전주지검 남원지청과 남원경찰서 등에 따르면 20일 오후 2시 52분께 남원지청에서 특수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던 이대우(46)씨가 도주했다.
이씨는 이날 오후 1시 45분께 남원경찰서에서 남원지청으로 이송됐으며, 검사실에서 1시간 반 동안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를 받던 이씨는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말한 뒤 화장실에서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수갑을 찬 채 도주했다.
CCTV 확인 결과, 이씨는 오후 2시 55분께 수갑을 찬 채 남원지청 정문을 빠져나온 후 인근 주택가로 달아났다. 이씨가 남원지청을 빠져나올 때까지 어떤 제지도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원지청 한 관계자는 "당시 수사관이 이씨와 함께 화장실에 갔으며, 이씨가 볼일을 보고 나온 것을 확인하고 수사관도 볼일을 본 뒤 나와 보니 이씨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피의자 관리 구멍= 이번 사건은 지난해 12월 경기 고양 일산경찰서에서 발생한 '노영대 도주 사건'과 올해 1월 전주 효자파출소에서 일어난 '절도피의자 도주 사건'에 이은 '수갑 도주 사건'으로, 5개월 동안 세 차례나 발생했다.
올 1월 28일 차량을 털다 현행범으로 붙잡힌 강모씨(30)는 전주 효자파출소에서 수갑에서 손을 빼고 달아났다가 도주 5일 만인 2월 1일 서울에서 검거됐다.
모두 수사기관의 감시 소홀이 원인이었다.
△도주범은=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수갑을 찬 채 달아난 이씨는 전과 12범의 범죄자로 밝혀졌다. 특히 이씨는 7년 전 강도 혐의로 붙잡혔을 당시 경찰관을 흉기로 찔러 경찰이 권총을 쏴 검거된 전력이 있는 흉악범이다.
이씨는 올 2월 22일 남원시 금동의 한 농가에 침입해 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특수절도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5월 10일자 6면 보도). 이씨는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전북과 충남, 경북, 경기 등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150여 차례에 걸쳐 6억7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 수사= 경찰은 달아난 이씨를 전국에 공개수배하고 행방을 쫓고 있다.
이씨는 키 170㎝가량에 몸무게 80㎏이며 머리가 벗겨졌다. 도주 당시 검은색 트레이닝복, 슬리퍼, 검정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경찰은 인상착의를 바탕으로 도내 15개 경찰서에서 주요 길목에 대한 검문에 나섰다. 경찰은 남원지청을 빠져나온 이씨가 택시를 타고 정읍으로 갔다는 택시기사의 제보에 따라 이날 오후 8시 현재 정읍지역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택시기사에 따르면 이씨는 남원지청과 100m 떨어진 구 남원역 앞에서 택시를 탔으며, "정읍역으로 가자"고 해 1시간 가량 걸려 순창을 거쳐 정읍시내에 도착했지만 차가 밀리자 정읍동초등학교 인근에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택시에서 내린 뒤 사라졌다. 택시기사는 "당시 이씨는 수갑을 차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강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