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숲으로 여행을 떠나자

▲ 정철호 산림청 무주국유림관리소장
가정의 달 5월.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이 모두 이달에 몰려 있다. 이는 아마도 가장 생명력이 넘치는 아름다운 이 계절이 사람들의 심성을 너그럽게 하고 사랑이 넘치게 만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이 아름다운 계절에 가족에 대한 사랑과 소중한 사람들과의 인연을 어떻게 감사해야 할까. 선물이나 여행, 외식 등등. 그러나 그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숲에 가는 것이다. 아이들과는 가까운 수목원이나 산림박물관에 들러보자. 도내에는 전라북도에서 운영하는 완주의 대아수목원과 순창의 산림박물관이 있고, 공기업이 사회공헌차원에서 운영하는 전주의 한국도로공사수목원이 있다. 입장료는 모두 무료이며 숲해설, 체험학습 등을 사전에 예약해 즐길 수 있다. 가족이나 부모님을 모시고 자연휴양림에서의 하룻밤은 또 어떨까. 숲속 통나무집에서 맑은 공기와 함께 자연을 느끼며 보내는 하룻밤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도내에는 산림청이 운영하는 3개 휴양림을 비롯해 모두 7개의 자연휴양림이 있다.

 

최근 숲의 치유기능이 주목받고 있다. 숲속에는 산소가 많고 몸에 좋은 음이온 비율이 높아 건강증진에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살균제라 일컫는 '피톤치드(Phytoncide)'가 가득해 인체 면역력을 높여주고 마음을 안정시켜 스트레스도 줄여 준다. 치유의 숲은 가까운 전남 장성 '편백 치유의 숲'을 추천한다. 서부지방산림청이 운영하는 장성 치유 숲은 산림치유지도사를 배치해 청소년의 아토피 관리와 정서함양을 위한 '드림 락(Dream 樂)', 직장인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해피 락(Happy 樂)', 노년의 우울증 및 기력회복을 위한 '케어 락(Care 樂)', 암환우 등 만성질환자를 위한 '힐링 락(Healing 樂)' 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참가비는 없으며 직장·동호회 단위로 사전에 참여 프로그램을 예약하면 된다. 숲의 치유효과가 알려지면서 질병을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산림청은 진안에 국립 진안고원 산림치유단지 조성을 위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동부 산악권 지자체를 중심으로 치유를 매개로 한 힐링거점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둘레길 열풍을 기억하시는 분이라면 사랑하는 사람과 숲길 걷기도 괜찮다. 숲길을 걸으면 행복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Serotonin)'이 분비되어 육체적 건강은 물론 심리적 행복감까지 느끼게 된다. 요즘 지자체마다 지역주민들을 위한 둘레길, 올레길, 생태길, 마실길 등 다양한 숲길 만들기에 한창이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 개통된 274km의 지리산둘레길이 대표적이다. 산림청은 지리산둘레길 개통 1주년을 기념하여 5월 20일부터 남원시를 비롯한 관련 5개 시군과 지리산둘레길 한바퀴걷기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산행을 하고 싶다면 국토의 골격인 백두대간을 걸어보면 어떨까. 도내에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장수 육십령, 남덕유산을 거쳐 무주 삼도봉까지 152km의 산줄기가 이어진다. 백두대간은 우리민족의 장구한 역사와 문화를 보듬고 있다. 앞선 조상들의 숨결을 느끼기 위해서는 산행을 하기 전 미리 그 지역의 자연과 생태, 인문지리, 역사 등을 먼저 알고 가는 것이 필수다.

 

싱그러운 5월, 신록이 푸르름을 더해가고 있다. 더 늦기전에 소중한 사람들과 숲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향긋한 꽃내음과 새소리, 벌레들의 움직임이 그립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