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스타트렉 다크니스' VS '뜨거운 안녕'

아이언맨3가 선풍적인 흥행몰이를 마치자 다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주말 극장가를 공습한다. 아이언맨의 기세만큼 활약을 이어갈지 미지수이지만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관객수를 지켜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일듯.

 

■ 스타트렉 다크니스 (판타지/ 132분/ 12세 이상 관람가)

 

- 더 화려해진 12번째 우주여행

 

'궁극의 탐험 대상'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타트렉'이 4년 만에 다시 극장판으로 찾아왔다.

 

1960년대 TV 시리즈로 시작한 '스타트렉'의 12번째 극장용 영화이자 일종의 프리퀄(전편)이었던 '스타트렉: 더 비기닝'의 속편, '스타트렉 다크니스'다.

 

영화는 빨간 덤불 숲으로 가득한 화산 행성 '니비루'를 시작으로 광활한 우주를배경으로 시종일관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며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엔터프라이즈호 함장 '커크'(크리스 파인 분)는 '니비루' 행성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스팍'(재커리 퀸토)을 구하려고 규율을 어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함장직을 박탈당한다.

 

비슷한 시각 런던 도심과 '스타플릿' 내부가 처참하게 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테러범은 스타플릿 최정예 대원이었던 '존 해리슨'(베네딕트 컴버배치).

 

커크는 존 해리슨을 사살하라는 임무와 함께 함장직에 복귀, 대원들과 함께 존 해리슨이 있는 '크로노스' 행성으로 향하지만 엔터프라이즈호의 결함과 크로노스 행성 종족의 공격으로 위기에 처한다.

 

이때 나타나 대원들을 도와준 존 해리슨은 함선에 실린 어뢰의 개수를 묻고는 순순히 항복한다. 함선 내 감옥에 갇힌 존 해리슨은 자신의 실제 이름이 '칸'이라는사실과 함께 이번 임무의 이면을 알려주며 엔터프라이즈호를 충격에 빠뜨린다. 전편 '스타트렉: 더 비기닝'이 커크와 스팍 등이 엔터프라이즈호에 합류해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며 캐릭터를 설명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작품은 '최악의 테러리스트' 칸에 맞서는 엔터프라이즈호 대원들의 용기와 갈등에 중점을 뒀다. 대담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의 커크와 이성적이고 논리적 사고를 강조하는 스팍은여전히 사사건건 부딪히며 극을 이끌고 나간다.

 

무엇보다 전작들과 가장 차별화한 부분은 영화의 3분의 1을 아이맥스(IMAX) 카메라로 촬영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우주 공간과 엔터프라이즈호를 보다 실감나게 스크린으로 옮겼다는 점이다.

 

■ 뜨거운 안녕 (드라마/ 99분/ 12세 이상 관람가)

 

- 시한부 환자들의 유쾌한 일상

 

인간이라면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순간이 있다. 아무리 돈과 권력을 쥐고 있다고 해도 그 순간을 남보다 조금 더 늦출 수 있을지는 몰라도 아예 피할 수는 없는 것. 바로 죽음이다.

 

언제 어떤 식으로 우리를 찾아올지 알 수 없어 더욱 두렵게 느껴지는 죽음. 영화 '뜨거운 안녕'은 죽음의 순간을 코앞에 둔 시한부 환자들의 일상을 담았다.

 

폭행 사건에 휘말린 아이돌 스타 '충의'(이홍기 분)는 지방의 한 호스피스 병원에서 사회봉사를 하게 된다.

 

충의의 눈에 비쳐진 병원은 한마디로 '개판'이다.

 

소시지 반찬을 더 달라고 화를 내는 조폭 출신 뇌종양 환자 '무성'(마동석)부터 밤마다 읍내 나이트클럽에서 '알바'를 하는 간암 말기 '봉식'(임원희), '도촬' 전문백혈병 꼬마 '하은'(전민서)에 까칠한 위암 말기 자원봉사녀 '안나'(백진희)까지 온통 '수상한' 인물 투성이다.

 

병원이 마냥 답답하기만 하던 충의는 우여곡절 끝에 빚 때문에 폐쇄 위기에 놓인 병원을 살리고자 오디션에 참가하려는 환자들을 돕게 된다.

 

봉사 시간을 2배로 쳐주겠다는 안나의 제안에 때마침 봉사 시간과 겹친 미국 진출 일정을 고려한 선택이었지만 충의는 점차 이곳 시한부 환자들로 구성된 '불사조 밴드'와 한팀이 돼 간다.

 

영화는 저마다 사연을 지닌 시한부 환자들이 "죽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이별을 준비하는" 모습을 그린다.

 

'불사조 밴드'가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 될지 모르는 오디션을 위해 한발 한발 내딛는 모습에서 죽음을 피하기보다 죽음의 곁에서 매 순간 살아있음을 느끼는 긍정의 힘이 엿보인다.

 

반전 매력의 무성을 비롯한 개성 넘치는 환자들의 유쾌한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하는 영화는 시한부 인생을 다룬 영화 대부분이 그렇듯 중반부터 슬슬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환자들 개개인의 이야기에다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세상을 떠난 엄마를 잊지 못하는 충의와 자신이 떠난 뒤 혼자 남을 어린 아들을 위해 동화책을 남기려는 '힘찬 엄마'(심이영)의 사연이 '오버랩'되며 슬픔은 배가 된다.

 

하지만 영화는 죽음이 무작정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이고 이별이 단지 슬프고 가슴 아픈 것이라고만 말하지는 않는다.

 

영화 전반에서 보이는 노란 색감처럼 따뜻하고 '불사조 밴드'의 내일을 담담하게 보여준 결말도 담백하다.

 

실제로 호스피스 병원에서 수년 간 봉사활동을 해오던 남택수 감독이 자신이 만난 시한부 환자들의 사연을 토대로 이들의 '뜨거운 안녕'을 그려냈다.

 

"살아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알프레드 D.수자의 시 한 구절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