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일본은 세계 최대 제조업 생산기지다. 철강·선박·디스플레이·반도체D램 등 생산은 3개국에서 생산하는 양이 전 세계 총생산량 55~90%를 차지한다. 우려되는 현실은 삼국의 주력 산업인 철강·조선·자동차·정보통신(IT) 등이 서로 겹친다는 데 있다.
안현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56)이 발간한 '한·중·일 경제 삼국지-누가 이길까'(나남)는 바짝 추격해오는 중국과 부활을 노리는 일본 사이에서 끼인 한국경제의 현실을 되돌아보고 해법을 제시한 책이다.
저자는 '한·중·일 제조업 신삼국지' 구도에서 가장 불리한 나라는 한국이라고 봤다. 한국은 '한강의 기적'을 바탕으로 1970년대 오일쇼크, 1990년대 IMF 구제금융, 2000년대 글로벌 경제위기 등을 견디며 압축 성장을 해왔다. 하지만 삼성 등 일부 대기업만 완성품 분야 경쟁력을 지켜 중소·중견기업 경쟁력은 취약한 데다 전 분야에서 총요소 생산성 성장이 전제되지 않고 있다.
중국도 안심하긴 이르다. 질적 성장까지 달성하지 못했으나 TV·비메모리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업종 생산량이 이미 한국을 넘어선 상황. 일본은 '엔저 카드'를 꺼낼 만큼 경제 침체가 진행 중이나 부품·소재 기술력은 여전히 최강이어서 간과할 수 없는 상대다.
건곤일척의 상황에서 저자가 제시한 해법은 제조업에 기반한 수출에 주력해 고용 창출과 양극화 해소를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놓는 것. 세부 전략으로 세계적 수준의 중소·중견 기업 3000개 마련, 부품·소재·장비산업의 육성, 중국의 '제2 내수시장화'도 제시됐다.
그는 30년간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공직생활을 했으며, 2011년부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으로 재직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