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선수출신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올 가을 전북에 국가대표 축구경기 반드시 유치"

▲ 박종길 제2차관이 고향 전북을 위한 체육시설 인프라 확충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전북 출신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엘리트 경기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문체부 차관에 올랐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문화예술 파트의 전문 관료가 수두룩한 문체부에서 순수 엘리트 선수 출신이 차관에 올랐다는 점에서 그의 발탁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고교 시절 사격과 인연을 맺은 뒤 평생을 선수와 지도자, 그리고 태릉선수촌장으로 임하는 동안 그는 성실성 하나로 문체부 차관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지난달 27일 서울 문화체육관광부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차관 발탁 배경과 각오, 그리고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 우선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이 관심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항에 배웅까지 오실 정도로 체육에 각별한 관심을 가졌습니다. 저는 1970년대 박종규 전 경호실장의 눈에 띄면서 사격 선수로 발탁돼 이후 국제무대를 휩쓴 소위 스타 선수 출신입니다. 1974년 8월 15일 국립극장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 때 대위였는데 이후 경호원으로 발탁됐습니다. 하지만 제 키는 불과 163cm에 불과해서 키가 작다는 이유로 대통령 측근 경호에서 배제된 일화가 있습니다. 만일 그때 측근경호를 맡았다면 10·26때 제가 제일 먼저 표적이 됐겠죠. 측근 경호를 하지 못하면서 저는 10·26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있었고, (박근혜 현 대통령을 만날 때면) 항상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제대로 모시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수십년 동안 선수와 지도자로서 성실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박근혜 대통령께서 부덕한 본인을 분에 넘치게 문체부 제2차관에 발탁한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과의 조직 통합에 대한 관심이 큰데 장·단기적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사)국민생활체육회는 국가 생활체육 정책에 의한 각종 사업을 집행하는 단체로 정부의 적극적인 보호, 관리 감독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1991년 국민생활체육회 설립 이래 법정 법인화 논의가 지속돼 왔습니다. 국가 체육정책 추진체계 전반을 고려했을 때, 국민생활체육회의 단독 법정법인화가 바람직한지에 대해 체육단체 간 첨예한 의견 대립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문체부는 '국민생활체육회의 법정법인화 타당성 연구'를 실시하고, 그 연구 결과를 토대로 법정법인화는 유보하고, 별도의 법적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한 바 있습니다.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조직의 통합 문제는 시간을 두고 많은 연구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역에 가보면 인적낭비, 행정낭비가 많은데 크게 보면 같은 것입니다. 지금은 생활체육, 학교체육, 엘리트체육을 함께 해야 합니다. 시설도 공동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일례를 든다면, 생활체육인이 학교체육 일선 현장에서 지도하는 경우도 얼마나 많습니까."

 

- 지방체육 활성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스포츠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시·도체육회가 존립 목적에 비해 점점 쇠락되어 생활체육이 흔들리고 있는데 지방체육 활성화를 어떻게 이뤄낼 것인지 궁금합니다.

 

"클럽간 주말 대항전이나 지역별 축제와 연계해 생활체육이 국민들의 삶속에 녹아들어 스포츠를 통해 전 국민이 행복하고 건강한 시대를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유일한 기반인 실업팀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 및 공공기관 실업팀 창단운영 지원(3년간 1억원씩)은 물론, 실업팀 창단 때 법인세 혜택 시한 연장, 실업팀 보유기관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도 중앙정부 차원에서 팀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입니다. 엘리트 체육 육성과 지방체육 활성화는 변함없이 추진할 과제입니다."

 

- 현재 일선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생활체육지도자가 광역시 등 대도시 위주로 배치된 경향이 있는데, 고령사회에 이미 진입한 전북도 같은 지역은 지도자가 꼭 필요하고 특히 도시지역은 체육 프로그램 혜택을 많이 누리고 있습니다. 전북 같은 열악한 지역에 생활체육지도자를 배치해 소외된 농촌, 어르신에게 혜택을 줄 의향은 없으십니까.

 

"정부는 지원을 확대해서 스포츠지도자 배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며, 특히 농어촌 지역 등이 소외되지 않도록 우선적으로 배치할 계획입니다. 꼭 전북에 우선적으로 배려한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전북 지역의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반드시 모색할 생각입니다."

 

- 전북은 2012년부터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체육복지정책을 활발히 펼치고 있습니다. 체육복지정책 3대 요소가 시설, 지도자배치, 프로그램보급인데, 이중 가장 문제가 되는게 바로 시설부문입니다. 고향인 전북을 위해 체육복지정책의 시설부족 부분을 배려해줄 수 있습니까.

 

"체육시설은 생활체육에 참여하지 않는 국민들에게 있어 생활체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강력한 유인이 되므로 정부는 체육시설이 전국에 균형적으로 배치되어 그 수혜가 형평성 있게 보장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방의 재정형편이나 체육시설에 대한 관심 정도가 달라서 체육시설의 배치가 불균형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체육기금을 재원으로 지역주민이 필요로 하는 생활체육시설 설치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북지역의 부족한 생활체육 인프라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전북의 경우 낙후된 종목은 국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한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 전국적으로 국제대회 및 전국대회 유치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고향을 위해 또 지역경제 유발효과를 위해 전북에 축구 A매치 등 굵직한 국제대회나 전국대회 유치 지원 의향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국제대회 국내 유치를 위해서는 관련법령에 따라 유치를 원하는 기관에서 문화체육관광부에 개최계획서 및 타당성조사 신청서를 제출, 승인심사를 통해 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제대회의 유치 및 개최 필요성에 공감하며, 전북도에서 구체적인 계획 수립 후 신청서를 제출하면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최근 전북 지역 체육인들이 브라질이나 포르투갈 같은 강팀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멋진 국제경기를 갖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데, 제가 적극 앞장서서 올 가을에 전주에서 남자축구 국가대표 경기가 유치될 수 있도록 전북 축구인들과 함께 지혜를 모으고 있고,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과도 적극 협의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굵직한 축구 경기가 올해안으로 전주에서 열릴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