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전북권 신공항건설 추진 난항 - 15년째 국제공항 신설 꿈 못 이룬 채 '갈팡질팡'

▲ 김제국제공항 조감조

지난 2008년 5월7일 취임 이후 전북도를 초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도내 각계각층의 대표와 전문가 18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지역발전 전략토론회에서 "군산공항 확장은 새 정부의 실용정신에 가장 부합하는 정책"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는 김완주 지사의 "군산공항 주변에 국제규격의 활주로 1본을 건설 개편하자"고 요청한 것과 관련한 답변이었으며, 사실상 김제공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군산공항이 새로운 전북권 공항으로 등장한 계기가 된다.

 

△ 역사 속으로 사라진 김제공항

 

당시 이 대통령의 전북도 초도방문에 앞서 도 수뇌부는 청와대 관계자를 찾아갔다. 15년 전인 1999년 12월, 건설교통부가 기본설계에 들어가면서 본격화된 김제공항 건설사업이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정부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당시 청와대 관계자의 답변은 냉소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북도는 전북권 신공항을 김제공항에서 군산공항 확장으로 급선회하게 된다.

 

실제 김제공항은 이 대통령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은 가운데 MB정부의 주요정책에서도 제외됐다.

 

특히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전북도의 공항 건설요구를 수용, 김제 국제공항 건설 사업을 대선공약에 포함했다가 제외시키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 전북도는 새만금지구의 글로벌 인프라 구축으로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신중하게 검토하기 시작했고, 사실상 김제 국제공항의 백지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앞서 부지매입비 480억원 등 모두 1628억4600만원이 투입된 김제공항은 지난 2003년 감사원 감사에서 경제성 부족이 지적된 뒤 중단됐다. 당시 감사원은 항공수요와 경제적 타당성을 재검토해 공사 착공 시기 조정 등을 주문했다. 사실상 추진불가 입장을 보인 것이다.

 

△ 교착상태 빠진 군산공항

 

김제공항이 어려워지자 전북도는 군산공항을 새로운 전북권 공항으로 추진하고 나선다. 장기적으로 새만금신공항을 추진하기 전에 우선 당장 군산공항의 활주로를 확장해 국내선을 확충하고 국제선을 띄운다는 전략이었다. 이어 정부와 미군 측은 전북도의 강력한 요청 아래 지난 2010년 2월22일, 국제선 취항 합의각서 제정문제를 SOFA 신규과제로 채택했다. 김제공항을 대신해 군산공항이 전북권 신공항으로 등장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국내선과 달리 국제선 취항이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미 오산 7공군 사령부는 지난 4월 1일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 합의각서 제정 실무협의회'를 개최했다. 지난 2012년 6월 군산공항 국내선 합의각서 개정을 완료한지 2년 여 만에 국제선 취항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미군측이 안보상 문제를 들어 미군 비행장을 빌려 쓰는 군산공항의 국제선 취항에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미군 측은 특히, 중국 민항기가 미군 비행장을 오가는 것에 난색을 표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새만금 신공항의 앞길이 순조로운 것도 아니다. 정부의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안(2011∼2015년)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호남권, 영남권, 제주권, 중부권 등 권역별로 공항 육성계획이 제시돼 있으며 호남권은 무안 국제공항을 집중 육성하는 방안이 담겨있다. 사실상 군산공항 확장이나 새만금국제공항 모두 오는 2016년 이후에나 다시 한번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제공항 부활론 솔솔

▲ 지난 2006년부터 김제공항부지 150만2376㎡(45만4465평)를 밭 용도로 임대해 활용하고 있다.

서울항공청은 올 초 김제공항 부지를 민간인들에게 임대하기 위해 입찰공고를 냈다. 지난 2006년부터 1년 단위로 김제공항부지 총 150만2376㎡(45만4465평)을 밭 용도로 임대해온 가운데 또 다시 분양공고를 낸 것이다. 여기에는 고구마와 감자, 배추 등이 심어져 있다. 도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한껏 부풀려온 김제공항 부지가 대규모 농장부지로 전락한 셈이다.

 

김제공항 부지는 지난 2012년 국토해양부의 경비행장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당시 국토부는 경비행장 개발계획에 대한 평가 절차를 통해 1순위로 김제(김제공항 부지), 2순위로 경남 고성을 각각 대상지로 선정했지만 별다른 개발 없이 방치돼 있다.

 

국토부가 경비행장을 지원하기 위해 국비 지원 근거와 공항공사의 비행장 관리·운영 권한 근거 등을 담은 공항시설법을 제정할 계획이라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제공항 건설사업은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와 전북도의 무기력한 행정에서 빚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정부는 호남권, 영남권, 제주권, 중부권 등 권역별로 국제공항을 건설한다는 계획 아래 호남권 공항으로는 무안 국제공항을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김제공항 대신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을 추진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며 "지역 발전에 도움을 주고, 주민들의 교통불편을 해소하는 방향에서 국제선 취항 문제를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김제공항 주요 추진일지

 

△1999. 6~1999. 9 = 전주권 신공항의 경제성 등 재검토를 위한 타당성 재검토 용역(건설교통부→교통개발연구원)

 

△1999.12~2001.12 = 기본설계(건설교통부) 및 실시설계 용역 (서울지방항공청)

 

△2001. 7. 3 = 기본계획 고시(건설교통부)

 

△2001.11.20 = 김제공항건설지원사업소 설치(전라북도)

 

△2002. 2. 9 = 김제공항 설치 고시(서울지방항공청 제2002-2호)

 

△2003. 6.30 = 김제공항기본계획변경고시(항공안전본부 고시 제2003-12호)

 

△2003. 9~2003.10 = 건설교통부에 대한 감사원 감사(2차)

 

※ 항공수요와 경제적 타당성을 재검토하여 공사 착공의 시기 조정

 

△2003. 11. 1 = 김제공항개발사업 실시계획 고시(서울지방항공청)

 

△2004.10~2005. 3 = 김제공항건설 착공시기 조정 재검토 용역 (건교부→교통개발연구원)

 

△2005. 12. 31 = 공항건설 편입용지 보상 완료(전라북도)

 

△2006. 11. 24 = 제3차 공항개발중장기종합계획 고시(건교부고시 제2006-493호)

 

※ 김제공항 = 항공수요 및 지역사회·경제적 환경변화와 국토정책을 고려하되 공공기관 이전 등과 연계하여 공항개발사업의 내용 및 시기를 재검토

 

△2008. 5. 7 = 대통령 전북방문(전라북도 지역발전 전략회의)시 건의

 

△군산공항에 활주로 1본 추가 건설을 정부차원에서 적극 지원 약속

 

△2011. 12. 30 = 국토부 경비행장 개발 공모선정 발표 (1순위:김제, 2순위고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