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 미술관 건립 유지 받들어질까

생전 전주 한옥마을 부지 매입, 건축심의 마쳐 / 영국·스웨덴 등 세계 주요 미술관에 작품 소장

현대 한국화의 대가로 평가받는 남천 송수남 선생이 작고하기 전 전주 한옥마을에 자비로 미술관 건립을 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져 그 유지가 받들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생을 홍익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성공한 화가로서 이름을 떨친 남천은 3년 전 전주 흑석골에 작업실을 마련한 뒤 자신을 있게 한 고향에 대한 마지막 봉사의 마음으로 전주 한옥마을에 미술관 건립을 준비해왔다.

 

작고하기 전 남천은 미술관 건립을 위해 15억원을 들여 전주 한옥마을내 500여㎡를 매입했으며, 미술관 설계도를 만들어 건축에 필요한 절차를 밟고 있었다.

 

그가 계획한 미술관은 1층 전통한옥구조(ㄷ자형의 팔각지붕)로 설계됐으며, 연건평 188㎡에 전시장 등을 꾸미는 것으로 되어 있다. 전주시는 지난달 29일 한옥보전위원회 심의를 열어 대문의 위치 변동 등을 조건으로 미술관 건립 심의를 의결한 상태다. 이에 따라 심의 결과에 맞춰 건축허가를 받아 공사에 들어가면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남천의 안타까운 작고로 막상 그의 뜻이 어떻게 실현될 지 불투명해졌다. 미술관 건립에 따른 비용과 운영비가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유족들의 입장이 아직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개인 미술관 건립에 따른 비용과 운영비 부담 등의 이유를 들어 서울의 유명 미술관 등에 기증하는 쪽을 선호하는 유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남천 미술관이 들어설 경우 국내외 높은 지명도를 갖고 있는 저명인사의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고, 문화예술로 특화된 전주한옥마을에 소중한 콘텐츠를 더할 수 있는 등 지역의 문화예술발전과 관광자원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점에서 지역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남천은 스웨덴 국립동양박물관 초대 개인전을 비롯해 20여 차례에 걸쳐 해외 개인전을 가졌으며, 그의 작품은 영국 대영박물관과 스웨덴 국립동양박물관, 뉴욕 브루클린미술관, 하와이 동서문화센터 등 세계 주요 미술관에도 소장되고 있다.

 

고인은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린 작품 200여점과 10여권의 저서를 비롯, 개인적으로 수집했던 고미술품·액세서리 등 소장품을 미술관에 전시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철 동덕여대 교수는 본보에 기고한 추도사를 통해 "선생은 전주에 작업실을 짓고 지역 작가들과 어울리며 자신이 평생을 일관하였던 우리 것에 대한 애정과 그 가치의 전하고자 하였다"며, "그것은 자신을 있게 해준 고향 전주에 대한 노화가의 마지막 봉사이자 고마움에 대한 진솔한 표현이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일단 유족들의 의사가 존중돼야 하겠지만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는 예술가의 전시관을 통해 지역 예술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며 남천 미술관 건립에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관심을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