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 장태윤
여우 비 오는 날씨에는

 

하늘 가로 질러

 

무지개가 뜨곤 했었지.

 

일곱 색깔 아우라진 조명

 

찬란한 오작교

 

처음도 끝도 알 수 없으나

 

어느 산골 옹달샘에 뿌리 내려

 

선녀들이 물 길러 내려올 것만 같았고

 

저 다리를 건너면

 

그 어딘가 낯선 세상

 

팔자가 탁 트일 것 같았는데

 

아무리 쫓아다녀도

 

꿈은 높고 멀어

 

오를 수 없는 어린 날 그 시절

 

하지만 언젠가는 꼭 오를 것 같은

 

기대감에 부풀어 바라보는

 

무지개다리.

 

△장태윤 시인은 1990년 '한국시'로 등단. '난꽃 바람꽃 하늘꽃' 등 10권의 시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