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옥상의 시멘트가 노출된 상태에서 냉방기와 연결된 호스가 터졌고, 배수구까지 막히면서 옥상에 고인 물이 내부로 스며들었다는 것이다. 빗물이 쉴 새 없이 흘러 미술관 내부 바닥은 흥건하게 젖었고 곳곳에 임시방편으로 물통을 대야 했다. 한마디로 물바다가 될뻔 했다.
전북도립미술관은 지난 2004년 10월 개관한 최신식 건물이다. 부지면적 2만982㎡에 건물면적 3917㎡, 연면적 6904㎡로 전시실과 수장고, 강의실, 어린이실습실, 강당, 아트샵, 카페테리아, 자료실, 야외공연장 등이 시설돼 있다.
그런데 준공된 지 8년 밖에 안된 건물이 비가 새 방수공사를 해야 할 정도라면 뭔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 부실공사 의혹이 이는 이유다. 관련 당국은 건물 전반에 대한 점검과 함께 부실공사 여부에 대한 명확한 규명을 해야 할 것이다.
안일한 대응도 문제다. 전북도립미술관 측은 지난해부터 건물의 누수 사실을 알고도 차일피일 방수공사를 미루다 이번 일을 당했다. 전시장 복도 등 1000㎡의 면적에서 부분 누수 사실이 파악됐고 올해 옥상 방수공사 예산으로 5000만 원을 편성했지만 지난달 말에야 공사 입찰을 실시했다. 장마철이 임박한 지난 17일이 돼서야 공사에 들어간 것이다.
늑장 보고체계는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흥재 미술관장에게 보고가 이뤄진 것은 누수 발생 2시간이 지난 5시쯤이었다. 관장이 미술관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로 발전했다. 지휘계통에 대한 보고가 신속해야 기민한 대응이 이뤄질 수 있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직원들의 나태한 상황인식도 비판 대상이다. 청소부 한 명 만이 쉴 새 없이 떨어지는 물을 힘겹게 닦고 있었고, 옥상에 물이 빠지지 않아 누수가 진행되고 있는 데도 학예사들은 퇴근해 버렸다.
누수가 전시실로 번지지 않아 작품 손상 등의 피해는 없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재난재해에 대한 위기의식을 새롭게 하길 바란다. 전북 문화예술의 대표 공간인 도립미술관의 대응인식이 이런 정도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