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전북농업 이끈 조영철 도농업기술원장

"농식품 6차 산업화 적극 추진해야 전북농촌 희망"

▲ 조영철 전북도농업기술원장이 지난 5년 동안 추진했던 업무와 전북 농업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풍년농사를 이루는 것은 농부가 농사만을 잘 지어서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농사적 연구와 기술이 뒷받침 돼야만 가능하다. 지난 2008년 7월, 제4대 전북도농업기술원 원장으로 취임해 5년간 전북농업을 이끌었던 조영철 원장(56)이 전북을 떠났다. 농촌진흥청 1일자 인사에 따라 국립식량과학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북지역 풍년농사는 물론 지역 농업인들의 삶의 질 향상과 돈 버는 농업 실현을 위해 14개 시·군 들녘을 뛰고 달리며 지역 농업인들과 애환을 함께 했던 조원장을 지난달 27일 만나 이임의 아쉬움과 그간의 주요성과를 들어봤다.

 

-현장에서 기나긴 시간을 농업인들과 함께 했던 만큼 막상 떠나려면 많은 아쉬움도 있을 것 같은데요.

 

"오는 18일이 되면 만 5년이 됩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참 긴 시간입니다. 2008년 전북도농업기술원으로 발령받고 영광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저는 고향이 전북이 아니고 전남 영광입니다. 그래서 학연, 지연 없이 소신 있게 농촌진흥사업을 펼칠 수 있는 기회도 됐습니다. 그래서 정말로 소신있게 객관적인 시각으로 전북도의 농업을 들여다 볼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지난 5년이 아쉬운 점도 있지만, 보람 있는 일이 더 많았습니다."

 

-생산자에게는 돈 버는 농업을,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먹거리 제공 실현시키겠다고 늘상 강조해 왔는데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하십니까.

 

"2009년에 전국 최초로 직렬(연구·지도) 중심의 국 체제에서 기능(농식품, 친환경)중심으로 개편하는 등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그리고 '꿈과 희망이 있는 농촌, 돈 버는 농업실현'을 목표로 5개 전략을 중심으로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농식품가공 개발 및 소득화 기후변화 대비전략 구축, FTA 대응 신품종 및 우량종자 보급, 믿고 신뢰하는 농산물 생산 보급 등은 분명 전북농업·농촌의 활력화입니다. 전북도의 농가 평균소득은 2012년 기준으로 2622만6000원입니다. 전국평균의 84.5% 정도입니다. 우리 농업은 생산이 전부가 아닙니다. 생산에서 가공, 유통, 체험으로 이어지는 6차 산업이 이루어지고 이것으로 호주머니가 두둑해질 때 농업인은 웃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5개의 전략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지역 농특산물을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소규모창업지원, 품질향상, 농산물표준화, 명품화 등 제품 브랜드와 창업보육프로그램을 운영해 매년 30개소씩 안정적 가공기반 조성과 마케팅에 주력했고, 기술원 자체적으로는 농식품분야에서 산업재산권 16건을 취득해 이중 8건을 산업체에 기술 이전했습니다. 또 2011년부터는 아이디어는 있으나 생산기반이 없는 우수한 인재와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농식품 콘테스트를 개최해 우수 농산물을 개발·상품화했습니다."

 

-특히 강조하고 싶고 보람을 갖게 하는 성과물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먼저 기후변화와 관련해 사과품질 추이분석 및 고온 극복방안 등 기후변화 대응 안정생산기술 11건, 온실가스 평가 3건, 저감기술 1건 등을 가시적인 성과로 봅니다. 또한 농업인들을 위해 신품종 육성에도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화훼, 벼, 오미자, 버섯, 수박 등 지난 5년간 우리도가 새롭게 개발한 신품종은 11작목 63품종으로 이것 모두를 출원·등록했습니다. 화훼 신품종(안개초, 국화, 장미, 스타티스, 나리, 원추리) 보급으로 로열티 절감 효과를 냈습니다. 전북은 특수미를 많이 재배하는 지역으로 전국 생산량의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북지역에 적합한 특수미 신품종인 신명흑찰과 신농흑찰, 신토흑미를 개발해 품종을 선발하고 맞춤형 재배기술을 농가에 보급함으로써 농가소득에 기여했습니다. 이밖에 지난 2011년 군산 대야면에 전국 최초로 만든 파프리카 시험장 역시 많은 자긍심과 보람을 갖게 합니다."

 

-정말 열심히 뛰고 달려오신 것 같은데 혹시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리 기술원 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습니다. 농촌진흥사업에서 전국 9개도, 7개 특광역시중 3년 연속 전국 1위를 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도의 연구, 지도직 공무원들의 역량이 우수하고, 농업에 대한 열정으로 얻어낸 결과입니다. 굳이 아쉬운 점이라 하면 FTA 대응 신소득 작물 발굴과 재배기술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만 아직 초보적인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콜라비는 우리지역에 도입해 생산성을 검토했고, 대체 사료작물인 케나프는 활용 가능성을 평가한 결과 우수해 한우, 젖소에 실증 급여를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은 다소 미흡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연구기간이 짧아서입니다. 한가지 연구가 성과를 내기까지는 대략 5~6년,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따라서 연구 2년만에 생산기술 및 가능성이 보이는 우수 계통이 선발된 만큼 향후 2~3년이면 충분히 실용화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대내외적으로 급변하는 농업·농촌의 환경 속에서 전북 농업이 취해야 할 앞으로의 방향과 정책을 제시하신다면.

 

"무엇보다도 FTA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입니다. 우리지역 특성을 고려한 경쟁력 있는 유망품목을 선정하고, 비교우위에 있는 농식품의 융복합 기술개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지역은 품질면에서 시설채소, 사과, 화훼, 버섯 등이 우수하고, 생산비 절감부분은 쌀, 무, 마늘, 양파 등이 경쟁력이 있습니다. 생산여건이 우수한 과채류(파프리카, 멜론, 딸기 등)를 수출작목으로 육성해야 합니다. 전북도가 우위에 있는 작목을 더욱 집중 개발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국정과제인 농식품의 6차 산업화를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농가소득은 감소하고 농외소득원에 대한 농업인의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생산, 가공, 유통, 관광이 결합된 6차 산업화로 소득창출과 농촌사회 활성화에 노력해야 합니다. 6차 산업화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 구축해 농촌체험프로그램과 콘텐츠를 개발하고 품질관리로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전북 농업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농업은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국가 기반산업입니다. 그동안 산업화과정을 거치면서 농촌의 많은 젊은이가 떠나고 농촌은 지금 노령화 돼 있습니다. 땀 흘려 한해 농사를 지어도 소득은 낮은 편입니다. 그러나 농업의 경제적 공익적 가치는 국민의 먹거리 생산은 기본이고, 식량안보와 환경보전, 경관 및 전통 등 무궁무진 하기 때문에 농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육성 발전시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 중심에 우리 농업인이 있습니다. 우리지역은 비옥한 땅과 무한 애정으로 우리 농촌을 지키는 농업인이 있기에 전북 농업의 미래는 밝습니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사랑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전북 농업인들이 있어 전북의 농촌은 밝은 희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