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전북일보 신춘문예 등단 문부일 '우리는 고시촌에 산다' 출간

팍팍한 청춘 다독이는 첫 장편소설

고시촌이 오히려 꿈과 낭만이 있는 해방구나 다름 없었다는 저자의 경험에서 착안된 청소년 소설 '우리는 고시촌에 산다'(시공 주니어)는 고시촌에 갖는 고정관념을 와르르 무너뜨린다. "고시촌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중압감 때문에 손이 잘 안갔다"는 독자들의 반응에 더 놀랐다는 이 해맑은 청년은 생애 최초의 장편소설로 '고시촌'이라는 다소 칙칙한 주제를 밝고 경쾌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문화일보 등단(동화·2008)과 대산대학문학상 수상(2008)에 이어 지난해 전북일보로 등단한 소설가 문부일씨(29)의 말마따나 고시촌은 소설의 배경이자 주된 소재.

 

"2002년 대학교 휴학했을 때 난생 처음 혼자 지내볼 기회가 있었어요. 그 때 신림동 고시촌에서 살았는데,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해볼 수 있었던 행복한 시절이었죠. 그런데 고시원 주인아저씨가 가끔 음악 소리가 크다, 휴게실에서 밤늦게 TV 보지 말라고 잔소리를 하는 거에요. 그 소리가 듣기 싫어 신경 쓰다 보니 고시생들의 일상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게 됐어요."

 

10년 동안 사법고시에 실패한 아빠(나원대)와 그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고시촌에서 식당을 하는 엄마(신미래),'고생촌'이라 불리는 고시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중학생(나기찬), 고시 장수생 '김판사', 고시원집 아들 박성민이 주인공. 자판기에서 뽑은 독한 커피를 들고 독서실로 향하는 고시생들을 팍팍한 삶 속에서도 드라마 같은 인생이 펼쳐진다. 나원대는 다른 꿈을 꾸며 인생의 새로운 출발선에 서고, 신미래 여사는 '미래의 밥상'이라는 이름을 내건 식당으로 제2의 창업에 성공하며, 나기찬은 고시촌을 전국 중학생들의 대표 커뮤니티로 성장시키는 과정을 통해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을 찾게 된다는 설정. "청소년 소설인 줄 알았는데 읽고 보니 취업 준비생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라는 반응부터 "고시촌의 현재 진행형인 사춘기를 빗댄 것 같다"는 반응까지 각양각색이다.

 

신문 귀퉁이 기사에서 주로 글감을 얻는다는 그는 차기작으로 학교폭력을 다룬 장편소설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학교 폭력이라는 주제의 시의성과 진정성을 다룬 문제작으로 기대를 해봐도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