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등재 습지'지킴이 박은희 계장 "생명자원의 보고 반드시 지켜내야"

▲ 박은희 계장이 왕등재 습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리산 고산 습지는 생명자원의 보고로 반드시 지켜야할 소중한 자산입니다."

 

20년간 왕등재 습지 생태를 연구해 온 지리산국립공원관리공단 박은희 계장(44).

 

"산과 바다 모두 특징이 있고 각자의 독특한 생태를 자랑합니다. 하지만 대학 시절 처음으로 왕등재를 접하고 이곳에 대해 더욱 애착을 갖게 됐죠."

 

그는 대학에 다니던 지난 1993년부터 이곳 왕등재 연구를 시작했다. '공단지역 대기오염 덩굴 식물 내성에 관한 연구'로 박사 과정을 이수하면서도 틈틈이 이곳을 찾아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했다. 그리고 지난 2005년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입사하면서 지리산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습지만큼은 국립공원이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이곳 왕등재는 동물들이 내려와 물을 먹고 각종 동식물이 모여 생태균형을 맞추는 곳입니다. 이곳의 균형이 깨지면 지리산의 다른 곳의 생태계도 무너지게 됩니다."

 

그는 점점 육지화가 진행되고 있는 왕등재를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늪지로 확장하는 미역줄(관목)을 지속적으로 제거하는 한편 기후변화로 오락가락하는 강수량 때문에 늪 곳곳에 보를 설치해 수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온습도 데이터로그를 설치해 분 단위로 이곳의 온도와 습도를 체크하고 CCTV를 통해 늪이 축소되는 면적을 정확히 계산해 생태 복원 자료로 활용한다.

 

"일 년에 100일 넘게 지리산에 살고 있죠. 집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여기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당연히 정이 드는 것 아닌가요?"

 

가족들은 산이라면 치를 떤다고 하지만 그는 남편과 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왕등재 습지 생태 지킴이를 못했을 것이라며 가족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