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시간의 어울림-전주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출간

세월 쌓인 길에서 찾는 사색의 여운

'여행길에서 본 모습을 기억하는가. 전통의 모습을 간직한 한옥이 있고, 바삐 움직이는 현대인들이 있었다. 도도히 흐르는 전주천을 바라보는 정자가 있었고, 생태를 살피는 박물관이 있었다. (중략) 승려의 모습이 있고, 하느님에게 기도하는 손이 있었다. 다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두가 전주의 모습이었다.'

 

길에는 시간만이 누적되는 게 아니다. 길마다 켜켜이 쌓인 사연들이 숨어 있다.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전주의 독특한 풍경이 담긴 길은 이제 욕망을 버리고 싶은 현대인들이 걷는 힐링의 길이 되기도 한다.

 

'걷고 싶은 전주'를 표방해온 전주시가 펴낸 '시간의 어울림 - 전주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디아이텍)은 테마별로 전주의 길을 재발견한 친절한 안내서에 가깝다.

 

책에는 1코스 그윽하고 아늑한 한옥마을길(약 3~4.5㎞), 2코스 전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산성길(약 10㎞), 3코스 역사와 희로애락이 공존하는 자연생태길(약 2.7㎞), 4코스 자연과 함께 마음을 나누는 길(약 9.5㎞) 등이 소개됐다. 전주 한옥마을을 비롯해 마을과 문학관·전시관을 기행하며 그들 삶의 흔적을 관통하고, 또 그 남겨진 것들에 대한 깊은 여운을 건네는 코스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유재갑 전주시청 아트폴리스 담당관은 "올레길이나 둘레길 코스에 정상으로 가는 길이 없듯 이 책 또한 편의상 시작과 끝을 나누었으나 사실 특별한 시작점과 목적지는 없다. 등산처럼 산봉우리를 넘어가는 종주가 아닌 천천히 걷고 쉬어가면서 전주를 보고 느끼며 즐기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