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JIFF 도민 참여율 17% 늘었다

전주영화제 조직위, 평가공청회 / 작년보다 타지역 마니아층 방문 감소

▲ 16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 평가공청회에서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가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상용 프로그래머,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 조인석 예원대 교수, 송경원 씨네21 기자. 추성수기자chss78@

'영화인들을 위한 JIFF'라는 오명(汚名)을 썼던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 예년과 비교해 지역민들이 더 많이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전주영화제가 전북권 거주자들 보다 다른 지역 거주자 비율이 많았고 만족도가 더 높았다는 평가와 대비된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사)마당에 의뢰해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4월25일~5월3일)에 참여했던 관람객 530명을 대상으로 영화제 기간을 포함해 6월까지 조사한 결과다.

 

지난해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 해임 파문으로 JIFF에 충성도가 높은 전국적인 마니아 층이 이탈하고 국내 영화학과 교수진들에게 ID카드 발급을 하지 않으면서 국내 영화인들의 관심이 저조해진 탓도 있지만, 전주영화제가 지역의 안방 잔치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대안영화의 집산지이자 생산지로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프로그래밍이 필요한 것으로 해석됐다.

 

16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전주영화제 평가공청회에서 평가결과를 발표한 조인석 예원예술대 교수는 전주영화제의 축제성을 강조할 것인가 혹은 영화제 프로그램을 더 즐기게 할 것인가에 주안점을 두고 평가를 진행한 결과 영화제 참여율·재방문율 면에서 지난해와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지난해 조사에서 타지역 거주자 참여율이 47.1%로 높게 나타난 반면 올해는 "전주를 포함한 전북권 참여율이 70.8%, 수도권을 포함한 다른 지역 참여율이 29.2%로 나타났다"면서 "재방문 비율만 놓고 봐도 4회 이상 참여한 마니아 층에서 전주 거주자가 20.4%로 가장 높았다"고 내놨다.

 

반면 거주지별로 영화제 참여 목적이 달랐다. 전북권 거주자들은 일상을 벗어나 축제를 즐기기 위한 경우가 31.7%, 가족들과 여가와 휴가를 보내기 위해서가 29.3%인데 반해 다른 지역 거주자들은 영화에 대한 흥미 혹은 호기심이 39.4%, 축제성은 19.4%, 여가 즐기기가 16.1%가 나타나 영화제 자체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전주영화제가 세계적인 영화제로 발전하기 위한 노력해야 할 부분과 관련해 전북권 거주자들은 수준높은 부대행사를 더 강하게 요구하는 반면 다른 지역 거주자들은 다른 국제영화제와의 차별성, 수준 높은 부대행사, 세계 유명 영화인 초대 등 핵심 프로그램에 관해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영화제 방문시점과 연계한 티켓 판매 전략도 다각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평가 결과 전북권 거주자들은 영화제 방문 당일 혹은 하루 전에 방문을 결정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34%, 영화제 시작 1주일 전 33%로 나타난 반면 다른 지역 거주자들은 영화제 시작 1개월 전에 참여를 결정한 응답자는 47.1%, 영화제 참여 당일이나 하루 전에 오기로 한 응답자는 21.3%에 그쳤다는 것. 조 교수는 조직위가 "티켓을 판매할 때 예매, 2~3일 전 예매, 현장 판매로 나누어 다양한 계층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하면서 "1개월 전 미리 티켓을 끊는 마니아 층들을 위해 최소한 영화제 1개월 전 자세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고, 충성도 높은 관객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년에 비해 다른 지역 방문객들이 줄게 된 올해의 결과에 대해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는 "실제 서울 영화계에서 전주영화제를 보이콧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심각했으나 결국 그들이 예년과 같은 열정까지는 아니었어도 이곳을 찾아줬다"면서 "내년 프로그래밍이 보완되면 그들이 다시 JIFF를 찾게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답변했다.

 

또한 전주영화제의 중장기 방향성에 대한 고민으로 "JIFF가 대안·독립영화의 전초기지를 자임하고 있으나 이곳에서 상영된 대다수 영화가 시장에 풀지 못한다"면서 "JIFF가 발굴한 감독들이 PIFF로 향하는 자괴적인 현실을 개선하도록 고민하면서 한국 독립영화의 집산지이자 생산지로 거듭나기 위해 극영화·다큐멘터리에 1000만원씩 지원하는 'JPM 섹션'에 펀딩을 유도해 전주영화제가 한국 독립영화계의 인큐베이팅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