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장수 말산업 클러스터 - 레저기반 구축·승마 대중화 미흡 성장동력 말뿐

투자대비 효과·고용 창출·지역경제 활성화 '글쎄'

▲ 장수경주마목장은 천천면 월곡리 일대에 있으며 실내 마장과 실외 마장, 마구간, 관람석 등을 갖추고 있다. 사진은 2007년 3월 29일 열린 장수경주마목장 개장식 장면.

장수군이 사과와 한우에 이어 말(馬) 산업으로 새로운 지역의 신성장 동력사업을 견인하고 나섰지만 아직은 희망 사항에 그치고 있다.

 

장재영 군수는 민선 5기 공약사업으로 ‘말 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내걸고 차세대 지역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군 전체가 산악지형으로 지역 내 생산 소득기반이 미흡한 만큼 앞으로 10년, 20년 뒤 새로운 지역 성장동력으로 말 산업 육성을 선택한 것. 특히 앞으로 소득 3만 불 시대가 도래하면 여가 레저스포츠로 승마가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 말 산업 육성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장수군은 이를 위해 지난 2002년부터 오는 2016년까지 3280여억 원을 투입, 말 생산, 교육연구, 레저·문화 등 3개 분야에 6개 사업, 16개 세부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경마분야에 치우친 국내 말 산업이 아직은 미약한 산업기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승마분야에 대한 대중화가 여전히 미미해 말 산업 여건성숙과 투자유치가 성공의 관건으로 대두하고 있다.

 

△ 장수 말 산업 클러스터 추진

 

장수군은 1단계로 내륙지역 최대의 말 목장인 한국마사회 장수목장을 유치한 데 이어 한국 마사고 유치, 장수승마장·장수승마체험장·말 크로스컨트리 조성사업을 마무리한 상태다.

 

장수승마장은 천천면 월곡리 일대에 있으며 16만 5314㎡, 시설면적 11만 410㎡으로 실내 마장과 실외 마장, 마구간, 관람석 등을 갖추고 있다.

 

장수읍 노하리에 위치한 장수승마체험장은 면적 3만 1361㎡에 관리사와 마구간, 실외 마장, 희귀 말 전시장, 방문자 쉼터, 외승코스, 말 방목장, 트로이 목마 등이 들어서 있으며 날씨와 관계없이 사계절 승마를 즐길 수 있도록 실외 마장에 비 가림 시설을 설치했다.

 

여기에 장수군은 2011년 지식경제부로부터 말 레저문화 특구로 지정됐다.

 

장수군 말 레저문화 특구는 레저문화의 다양화와 고급화 추세에 승마 관련 문화관광산업을 본격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장수군은 2단계로 1011억 4700만 원을 투입해 장수읍과 번암면, 장계면, 천천면 일대 71만 984㎡에 말 산업 생산기반 확충사업, 말 관련 인력육성 인프라 구축사업, 말 문화·교류 보급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군은 동부권개발사업의 하나로 장수읍 노하리 일대에 조각공원과 인공암벽, 청소년 놀이시설 등이 들어선 승마 레저 체험촌을 조성하고 말 사육 농가를 육성, 지역주민들의 소득을 창출시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장수군은 차별화된 말 산업 육성을 위해 말 클러스터 3단계로 말 특성화 대학을 유치, 말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호텔과 골프장, 청소년유스호스텔 등을 건립하고 장수승마장과 장수승마체험장, 말 크로스컨트리, 승마 레저체험촌과 연계한 승마 레저타운을 조성하는 등 내륙 최고의 말 산업을 육성, 차별화된 장수만의 관광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말 문화축제를 개최하는 등 단계별로 체계적인 사업추진으로 장수군을 말 메카이자 관광도시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 말 산업의 현실

 

말은 다른 가축들과 달리 육성, 조련, 사료, 수의, 장제, 운송, 장구, 승마 등 부가가치가 높은 복합산업이다. 승마 선진국인 독일의 경우 3~5두에 1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실제로 독일의 말 산업과 관련된 경제인구는 무려 3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자치단체마다 앞다퉈 말 산업 육성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투자 대비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데다 투자효율 또한 의문시된다. 이 때문에 무리한 지방비를 투자해 말 산업을 키운다는 발상은 옳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말 산업은 레저문화의 인구이동과 함께 성장하고 있지만 경마(도박)라는 인식이 강해 아직은 거부감이 많다. 국내 말 산업 시장규모는 대략 2조 80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그러나 경마를 제외한 연관산업이 미미한 수준이어서 산업으로 자리를 잡기까지는 요원하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2011년 말 산업 육성법을 제정한 뒤 지난해 ‘말 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오는 2016년에는 승마 인구를 2만 5000에서 5만 명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위해 말 사육두수를 3만 두에서 5만 두로 늘리고, 승마장도 300곳에서 500곳까지 늘리고 전문인력도 1,100명까지 육성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일자리 창출 2만 명을 3만 명으로 늘리는 등 말 산업을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함으로써 경제 기여효과를 3조 6000억 원으로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말 산업의 장밋빛 희망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말 산업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경마에 치우친 불균형 성장으로 승마 시장은 경마 시장 매출액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국내 말 사육두수도 3만 두에 불과하다. 제주도를 제외한 내륙지역에서는 30% 미만의 말을 사육하고 있을 뿐이다. 장수군의 말 사육두수는 300여 두를 사육하고 있다.

 

▲ 장수승마장에서 학생들이 승마체험을 하고 있다.

△ 장수군 말 산업이 성공하려면

 

장수군의 경우 지난 2009년 경마공원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분루를 삼켰었다.

 

당시 장수군은 경마장 예정부지 30㎞ 이내에 100만 명이 넘는 배후도시와 전철역, 기차역, 터미널 등 접근성이 쉬운 지역 및 앞으로 주변도시개발계획 및 교통계발계획 수립 발전 가능한 지역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고, 결국 경북 영천시가 유치권을 따냈다.

 

장수군이 국내 말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선 승마 레저기반 구축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특히 장수군이 수도권이나 대도시와 비교하면 접근성과 이용객 유인여건이 떨어지는 만큼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장수군은 이를 위해 학교, 공공기관, 대기업 등과 물밑 접촉을 진행 중이지만 수도권과 비교하면 투자여건과 빈약한 인프라가 걸림돌로 작용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또한, 장수군 장계면 명덕리 일대에 조성된 한국마사회 장수목장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도 장수지역 말 산업 침체를 부추기고 있다.

 

애초 장수목장이 들어설 때만 해도 대다수 지역민은 ‘고용창출 및 말 생산 등을 통한 농가소득 증가’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현실은 미미한 수준이다. 현재 장수목장에 근무하는 지역주민들은 정규직은 단 한 명도 없이 업무지원 직에 10명, 경비·청소 등 용역원으로 30여 명이 일하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장수목장 정규직 직원들은 70% 이상이 전주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한 주민은 “한국마사회 생산농가로 등록해 말을 키우려면 4만㎡이상(1만 2000평)의 초지를 조성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초기자본 회수기간이 길어 재정 압박을 겪을 수 있는 등의 장애요건이 많다”며 “실제로 장수군에서 거주하던 주민들 가운데는 말 생산으로 소득을 올리고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수지역 말 산업은 자치단체의 역량부족과 승마 인구의 완만한 증가 등이 겹쳐 변변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 장수 말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후속책 마련이 절실하다. 장수 말 산업이 언제 기지개를 켤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장수 말 산업 추진일지

 

△2001년 11월= 한국마사회 장수목장 유치

△2003년 03월= 한국 마사고 개교

△2007년 03월= 한국마사회 장수목장 준공

△2007년 08월= 장수승마장 준공

△2008년 10월= 말크로스 컨트리코스 준공

△2010년 03월= 장수승마체험장 개장

△2011년 04월= 장수 말 레저문화특구 지정

△2014년 11월= 장수승마 레저체험촌 준공 예정

△2016년 11월= 장수호스팜랜드 준공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