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최유리 부녀 정가발표회 28일 우진문화공간

환갑 아버지와 늦둥이 딸 '선비의 노래' 함께 부른다

지난 24일 전주의 한 연습실. 늦둥이 딸 최유리(18·전주예술고 3)와 서는 정가발표회를 앞두고 아버지 최석철씨(60·전주 송정약국 대표 약사)는 영 진도를 못 빼고 진땀만 흘렸다. 올해 환갑을 맞아 공연을 열기로 작정했으나 가뜩이나 어렵기로 소문난 정가(正歌)를 음악을 맞춰 불러야 한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해졌던 것. 이들 부녀 정가발표회는 28일 오후 4시 전주우진문화공간에서 열린다.

 

정가는 가곡과 가사, 시조를 아우르는 아름다운 우리 소리. 약국에 갇혀 살다시피한 최씨는 답답함을 풀기 위해 친구의 소개로 8년 전부터 전주남성합창단에 들어갔다. 그 영향으로 '목소리가 큰' 딸에게 성악을 시켜보려다 '성격을 차분하게 만들어주고자' 시조로 눈을 돌려 이선수 전북정가풍류회 대표를 소개받았다. 그는 "정가의 매력에 빠지려면 한문부터 제대로 익혀야 한다는 스승의 지도 방식이 눈에 들었다"고 했다.

 

부녀는 이날 가곡'우조 언락·우락·우편', '계면 편수대엽'과 가사와 시조인 '백구사','죽지사'를 번갈아 소화한 뒤 평시조 '청산은'과 사설시조'팔만대장'을 함께 부른다. 그는 "다른 장르의 경우 슬픈 노래는 축 가라앉고 좋은 노래는 기분이 좋아지는 반면 정가는 기뻐도 넘치지 않고 슬퍼도 눌러서 표현하되 빳빳한 힘이 있는 게 특징"이라며 "여름 내내 흘린 땀방울이 오시는 관람객들에게 청량제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신용문 우석대 교수가 해설을 맡은 이번 공연엔 전라풍류회 회원인 오승용(해금) 신유경(가야금) 곽영종(장고) 최명호(대금) 고성모(피리) 임영란(거문고)씨가 함께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