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의 하룻밤…국립공원 덕유산야영장

▲ 덕유산야영장을 찾은 한 가족이 고기를 구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유난히 떠나고 싶어지는 여름이 다가왔다. 벌써부터 푹푹찌는 더위에 당장이라고 시원한 물을 찾아 달려가고 싶어진다.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 황금빛 태양 축제를 여는 광야를 향해서 계곡을 향해서 말이다. 녹음이 짙어지기 시작하는 7월, 더위를 피해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해 국립공원 덕유산야영장을 찾았다.

 

이날 뜻밖의 광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언제 이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왔는지, 야영장에는 수많은 텐트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고 밀려드는 캠핑족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몇 년 사이 캠핑인구가 많이 늘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텐트를 설치할 곳이 없어서 돌아가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국립공원 측에 의하면 연휴주말이면 이 곳을 찾은 사람은 2만여 명, 정말 많은 사람들이 캠핑에 열광하고 있었다.

 

△ 1700동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 덕유대 야영장

 

덕유대야영장은 전북 무주군 설천면 구천동계곡변에 위치해 있다. 1979년에 조성된 이곳은 면적 96만7646㎡(약 30만평)에 달한다. 개장당시에는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였으나 현재는 규모가 커지면서 약 1700동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규모의 야영지다. 82년 아시아 태평양지역 잼버린 대회 등 굵직굵직한 행사도 개최해왔을 정도다.

 

총 7개의 영지로 구성된 덕유대 야영장은 곳곳에 샤워장, 음수대, 화장실뿐만 아니라 오토캠핑장에는 전기시설들을 갖추고 있어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언제든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캠핑 텐트도 있지만 요즘대세는 캐라반과 휴양림 숙박이다. 1~2 영지에는 캐라반 10대과 자연의 집이 자리잡고 있다. 아직 캠핑이 서툰 사람들도 이곳에서 국립공원의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올해부터는 캠핑장비를 대여해주는 풀옵션 캠핑서비스도 실시한다고 하니 캠핑장비가 없어 고민하는 사람들도 부담없이 참여해보길 바란다.

 

△ 스포츠와 문화 공존하는 덕유산 국립공원 야영장

 

텐트를 사서 처음으로 캠핑을 하러 온 가족은 설명서를 읽어 가며 열심히 텐트를 치고, 부지런한 사람들은 벌써 고기를 구우며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해먹에서는 어린아이들이 그네를 타면서 즐거워한다.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여인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가족과 하는 공놀이, 아빠와 하는 배드민턴, 구경꾼들도 모여 응원한다. 그저 단순히 음식을 먹고 쉬는 곳만이 아니라 스포츠와 문화공간이 어우러지면서 행복해지고, 추억을 담아가는 그런 공간이다.

 

△ 캠핑족들을 설레게 하는 한 여름밤의 별 축제

 

캠핑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순간은 바로 해가 진 까만 밤이 찾아올 때다. 칠흑같이 까만 밤이 되면 별들이 눈앞에서 끝없이 반짝이며 머리 위로 하염없이 쏟아진다.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감동이 밀려오는 순간이다. 별 헤는 밤, 별이 지나간 자리를 카메라에 담아본다. 도시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광경이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자연과 멀리 떨어져 살아왔다. 우리의 감성은 무뎌졌고 세상은 각박해졌다고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연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은 잠들어있는 감성을 깨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밝게 해 준다는 것을. 이렇게 산속의 밤은 깊어간다.

 

△ 자연이 반겨주는 숲 속의 야영장

 

다음날 새벽, 맑고 아름다운 새소리에 깊은 잠에서 깨어난다.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백련사까지 산책을 하는데 지천으로 피어있는 이름 모를 야생화가 반갑게 맞아준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그녀에게 말을 걸어본다. '너 참 예쁘구나, 이름이 뭐지?' '...' 대답이 없어도 괜찮다. '그래, 내가 지어줄게. 예쁜 꽃, 그게 네 이름이야'. 가는 곳곳에 이야기가 있는 쉼터가 있어 잠시 숨을 고르며 스트레칭을 한다. 뻐근했던 근육이 시원하게 풀린다. 숲속에서의 새벽 공기는 어느 광고의 카피처럼 참 '달다'. 2시간 코스의 이 길은 평평하고 그늘로 이루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다녀올 수 있어 좋다.

 

△ 숲이 주는 선물, 마음의 평화

▲ 김정숙 전북도 블로그 기자단

자연과 함께하다 보니 신혜림 시인의 '숲은 어머니의 마음' 이라는 시가 생각난다. 숲에서의 체험은 이 시에서 노래한 것처럼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우리가 숲을 찾는 것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이렇게 자신의 일정에 맞춰 자연과 함께 함으로써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 가족과 연인과 함께 덕유산으로 휴가 오고 싶지 않은가? 덕유산이 가족 휴가지로 인기가 있는 것은 어린이들을 위한 자연학습장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산책로, 숲속야영장, 주변관광지 때문이다. 꼭 챙겨서 놓고 함께즐겨보자. 올여름, 덕유대 야영장에서

숲에서의 낭만과 추억 담아가길 바란다.

 

※ 김정숙씨는 무주사진가 협회회원으로 지금은 무주 다문화가족센터의 방문교육지도사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