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수도 길을 묻다 ②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사업

품질안전센터·시험공장 등 6개 기반시설 조성 추진 / 정부, 완공시기 맞춰 집중적 재정 투자 최우선 과제

▲ 지난 7월5일 농림축산식품부 이동필 장관이 현장행정을 위해 익산의 국가식품클러스터 홍보관을 방문해 이한수 익산시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전북도

아시아는 식품업계의 떠오르는 시장(이머징 마켓, emerging market)이다. 세계적인 리서치 회사 섹데이터모니터사(社)의 조사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식품시장은 유럽 40%, 아시아·태평양 30%, 북미 17%지만 오는 2020년에는 아시아 시장이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식품시장의 확대와 함께 안전성·기능성을 강화한 식품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동북아 식품시장의 중심을 목적으로 익산시 왕궁면에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추진되고 있다. 현 대통령의 공약사업이기도 한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연구개발과 수출 중심의 식품전문 산업단지를 육성하는 방안이다. 장밋빛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재원 확보가 과제로 꼽힌다.

 

△수출 거점 식품 전문 산업단지 조성

 

식품클러스터는 연구개발을 통한 수출 거점화로 '식품산업 중심도시'가 뼈대다. 농림수산식품부·전북도·익산시가 주관하고 LH공사가 시행사로 나서 국비 1616억 원, 지방비 634억 원, 기타 3285억 원 등 모두 5535억 원을 투입해 1단계로 오는 2015년까지 식품전문산업단지 232만㎡를 조성할 계획이다. 2016년에는 배후복합도시 126만㎡를 형성해 모두 358만㎡ 규모의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식품제조업, 음료제조업, 연관업종 등 기업·연구소 160개와 정부지원 연구개발시설 6개를 집적화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CJ제일제당, 동원 F&B, 니조연구소 등 현재 69개의 기업·연구소와 투자·업무협약을 맺은 상태다.

 

식품클러스터는 특히 식품산업단지와 정주환경을 잘 갖춘 식품산업 문화도시를 지향한다. 식품산업단지에는 산업·연구시설, 기업지원 시설이 들어선다. 산업단지에는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기업혁신을 지원하는 식품기능성평가센터, 식품품질안전센터, 식품패키징센터 등 6개의 정부지원시설이 구축될 계획이다. 식품 특화 기술, 기능성 평가, 인적자원개발, 지원서비스 사업 등을 수행한게 된다.

 

배후복합단지에는 주거·상업, 교육·문화 시설과 함께 체험·전시장·박물관, 식품테마파크 등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 지난 6월13일 국가식품클러스터 지원센터와 (주)케비젠이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제공=전북도

△고부가가치 상품개발 위한 지원시설 구축

 

식품클러스터에는 기업 유치와 함께 이들 식품기업이 고부가가치 시장을 창출하도록 세계적 수준의 기반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식품기능성평가지원센터, 식품품질안전센터, 식품패키징센터 등 3개 연구개발센터와 국가식품클러스터 지원센터, 파일럿 플랜트(pilot plant, 시험 공장), 임대형 공장 등 3개의 기업 비즈니스지원시설이 예정돼 있다.

 

식품기능성평가센터는 선진국 수준의 장비와 실험실을 갖춰 식품의 성분 표준화·기능성·독성 연구를 위한 특화기술을 지원한다. 식품 소재를 발굴해 기초연구, 동물시험, 임상시험 등을 수행한다. 식품품질안전센터는 기업 맞춤형으로 식품의 영양성분·식품위생 등 법률지정검사, 중금속·환경 호르몬 등 유해물질 검사를 비롯해 식품생산의 공정개선으로 상품성을 높이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식품패키징센터는 기업이 의뢰한 식품 포장재와 용기 등의 규격은 물론 위해성·환경성 등을 분석·시험한다.

 

지원센터는 클러스터의 입주기업에 기능성 식품, 식품상품화 연구개발 지원, 무역거점 기지화, 수출시장 개척 등 수출지원은 물론 인력양성·공급 등의 기업 역량강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대외적으로 투자유치는 물론 향후 산업단지 관리를 맡을 사령탑 역할을 한다. 파일럿 플랜트는 연구개발의 결과로 만들어진 제품을 시험생산하는 시설로 중소 식품기업의 연구·개발-시제품테스트-소규모생산을 가능케 하는 곳이다. 임대형 공장에는 식품에 첨단기술을 융합한 기능성·바이오, 발효식품 등의 기업을 위주로 입주를 추진해 3개 연구개발센터와 파일럿플랜트의 장비, 전문인력 등의 지원이 이뤄진다.

 

△재원 확보 과제

 

식품클러스터 조성 사업에는 올해 134억 원 등 올까지 모두 232억 원이 투입·확보됐다. 내년 예산으로 당초 451억 원을 요청했지만 현재 167억 원만 반영됐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정부지원시설 건축비 232억 원, 장비구입비 184억 원, 투자유치 활동비 35억 원 등을 요구했지만 정부의 예산 삭감 기조에 284억 원이 깎인 상태다.

 

현재 국내·외 기업, 식품관련 연구소와 69개와 협약을 체결했지만 오는 2015년까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부지원 시설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정상적이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산업단지의 조성 효과를 낼 수 없다는 게 전북도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역공약 가운데 국가기관 설립 계획이 전면 재검토될 것으로 알려져 식품클러스터에 들어설 연구기관도 이 대상에 포함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식품안전성센터와 식품기능평가지원센터 등 정부지원 시설이 계획대로 진행될 지 여부도 지켜봐야 할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