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신공항과 새만금

▲ 진봉헌 법무법인 제일 대표변호사
우리는 그동안 동남권신공항 논란을 강 건너 불 보듯이 남의 일로만 생각해왔다. 왜 우리는 서남권신공항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무안국제공항이 있으니 호남에서의 국제공항의 추가 건설은 안 될 거라는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지만 무안국제공항에서는 현재 상하이(푸동)와 베이징으로 가는 두 노선만 운항되고 있고 앞으로도 국제항공노선이 늘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두 개의 국제항공 노선만 운항하는 무안국제공항은 태어나서는 안 될 공항이다. 이러한 거의 활용되지 않는 무안국제공항이나 그러한 무안국제공항을 위하여 만든 광주- 무안 고속도로, 지금 한참 논란이 되고 있는 무안국제공항을 경유하는 KTX 노선 신설 주장은 국고 낭비의 전형이다.

 

국제공항의 문제는 국가경쟁력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인천공항도 조만간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에 따라 세계화와 지방화 시대에 부응할 수 있는 제2의 허브공항이 앞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나온 것이 동남권신공항이다. 대구·경북과 부산 경남, 울산의 항공수요를 모두 충족시키는 대형 국제공항으로의 선택과 집중이다. 동남권신공항을 주장하는 대구·경북과 부산 경남, 울산에는 이미 5개의 공항이 있다. 김해국제공항과 사천공항, 대구국제공항과 울산·포항공항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남권신공항을 추가 건설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이론을 제기하지 않는다. 그만큼 동남권신공항이 지역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의미이다.

 

동남권신공항이 필요하면, 마찬가지 이유로 전남·광주와 전북, 충남 일부를 포괄하는 서남권신공항도 필요하다. 그리고 그 입지는 광활한 토지가 있는 새만금이 적격이다. 그 중에서도 관광 레저 타운으로 예정되어 있는 부안이 최적지라 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골프장은 포화상태이고 군산에도 81홀의 군산 골프장이 있어 대규모 골프장을 전제로 한 관광 레저타운은 더 이상 사업성이 없다. 여러 차례의 사업자 공모에서 응찰자가 없어 몇 년 째 공전하고 있는 이유도 사업성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광레저타운을 포기하고 그 자리에 서남권신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다. 수도권 외에 동남권과 서남권에 대형국제공항이 있으면, 국제교류와 관광, 물류, 유통에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안은 국제공항을 반대하는 군산 미군 공군기지와도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고, 위치도 전남·광주와 전북과 충남 일부의 지역의 중간지점이다. 어느 곳에서든지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서해안 고속도로와의 접근성도 매우 좋다. 또한 여·야 대선공약인 부안과 고창을 연결하는 부창대교가 건설되면 전남 영광, 신안, 무안에서도 한 시간이면 올 수 있게 된다. 여·야 대선공약인 새만금 - 정읍 - 남원으로 연결되는 남부 내륙고속도로가 신설되면 순천·광양, 여수·여천과의 시간적 거리도 크게 단축된다.

 

새만금 국제공항, 새만금 신항만, KTX를 모두 갖추면 그 시너지 효과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전북 지역은 동북아 중심도시로서의 면모를 완벽하게 갖추게 되고, 국민연금과 그 산하 기금운용본부가 이전될 전북혁신도시도 명실상부한 국제금융도시로서의 인프라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