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사 책임론

책임정치가 실종됐다. 정치인들은 일이 터질 때마다 책임 짓겠다고 말 하지만 막상 책임져야할 상황이 오면 아니면말고 식으로 비겁하게 빠진다. 그래서 정치인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다 자신의 탓이 아니고 남 탓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못된 버릇들이 있다. 그간 도내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 책임져야할 사람들이 책임지지 않고 있다. LH, 프로야구 10구단, 전주 완주 통합이 무산되면서 도민들에게 엄청난 상실감을 안겨줬는데도 지금껏 책임지지 않고 있다. 도민들은 서명해 달라고 요구하면 발 벗고 나서서 힘을 모아줬다. 이렇게까지 해줬는데도 정치권서는 실패에 따른 책임은 커녕 결국에 가서는 정권탓 등 남의 탓으로 돌리고 만다. 분명 김완주지사는 도민들을 기망했기 때문에 더 이상 미련을 가져선 안 된다.

 

전주 완주 통합만 해도 그렇다. 김완주 지사가 송하진시장 임정엽군수와 함께 모처럼만에 의기투합해서 통합에 나섰다. 송 시장은 통합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배수진까지 치며 통합에 진정성을 보였다. 통합을 일궈내려고 모든 걸 완주군에 양보하며 올인했다. 2009년 선두에 서서 통합반대운동을 편 임 군수는 이번에는 찬성으로 돌아서 심신이 지칠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 그 이유는 전주 완주가 통합되면 정부로부터 10년간 2300억 원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지역발전을 꾀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젖 먹던 힘까지 쓴 것이다.

 

두 사람은 정치적 목적 달성 때문에 최선을 다 했다는 평을 듣지만 김지사가 보여준 태도는 그게 아니었다. 통합에 나선다는 시늉만 냈을 뿐 1년 동안 한 일이 없다. 김지사가 적극성을 띠었더라면 투표 결과는 달리 나왔을 것이다. 도에서 구체적으로 나서질 않아 통합이 불발로 그쳤다. 통합찬성측인 완주 전주상생발전 완주군민협의회가 지난 24일 김지사와 최규성의원을 맹비난하며 책임론을 제기한 것도 도에서 겉으로만 움직인 척 했기 때문이다.

 

최규성의원이 뒤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사람들을 조종한 것도 통합불발 원인이 되었다. 이 때문에 도민들이 민주당을 싫어한다. 전주시민 92%가 뭘 몰라서 찬성한 게 아니다. 통합이 돼야만 살길이 만들어진다고 봤기 때문에 압도적으로 찬성을 한 것. 김지사는 지금이라도 석고대죄 해야 맞다. 그간 너무 도민들에게 상실감을 안겨줬기 때문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백성일 상무이사 겸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