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입 대비 산출 얻기

상대가 무얼 원하는지 항상 생각하는 관심이 좋은 인간관계 만든다

▲ 윤재량 전북대신문 편집장
한동안 카카오톡으로 날아오던 '하트'를 보며, 문뜩 이것이 사람과의 관계와 조금 유사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상대방에게 하트를 준다고 해서 상대방도 내게 하트를 보낼 것이라 확신할 수는 없듯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가 상대방에게 애정을 준다고 하여 상대방도 내게 그대로 애정을 준다고 확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랑' 이나 '애정' 같은 감정을 물리적으로 계산할 수는 없다는 사실은 이것들이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거스른다는 점에서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상대방에게 애정을 100만큼 투입한다 해도 상대방은 내게 60이나 40, 어쩌면 0만큼의 애정만을 산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내가 피드백 받지 못한 나머지 사랑은 어디로 가는 것인지 의아하기도 할 따름이다. 어쩌면 투입한 만큼 산출되는 수학이나 물리보다, 그렇지 않은 인간관계가 더 어려운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한편 나는 개라는 동물을 참 좋아하는데, 왜냐하면 개는 내가 애정을 주는 만큼 내게도 애정을 주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들도 그들마다 성격이 각양각색이고 몇몇 개들은 사람에게 마음을 여는데 긴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대체로 많은 개들은 내가 맛있는 먹이를 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만으로도 내게 꼬리를 흔들며 나를 사랑해 주곤 한다.

 

한번 생각해보자. 왜 개는 내가 사랑을 투입하는 만큼 내게 사랑을 산출해 주는 것일까? 그것은, 내가 그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것'을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개는 사랑스럽게 그들을 쓰다듬어주거나 맛있는 개 간식을 주는 것을 좋아한다. 따라서 그 정도의 애정 투입만으로 쉽게 개와 친해질 수 있는 것이다. 개와 사람을 완전히 비교할 수는 없지만,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때에도 이 같은 논리가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내가 상대방에게 무조건적인 투입을 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투입한다면, 투입한 만큼의 애정을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친해지기는 개와 친해지기보다 어렵다. 왜냐하면 사람은 맛있는 음식이나 스킨십보다 훨씬 고차원적이고 복잡한 것을 원하며 사람마다 원하는 것들의 종류가 원채 다양해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찾아내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또, 내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알아냈다 하더라도 그것을 이해하지 못해 관계를 좁힐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때때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너무나도 사소해 오히려 그것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어쩌면 상대방은, 작은 배려나 기분 좋은 말 한마디를 원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찾기 어려운 만큼, 그것에 성공했을 때의 효과는 더욱 확실하다. 덕담 한마디의 투입만으로 상대방과 더욱 친해지고 가까워질 수 있다면 그보다 수지맞는 장사가 또 어디 있겠는가. 따라서 내가 사랑하는 내 주변사람들에게 내가 투입하는 만큼의 애정을 얻기 위해서는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항상 생각해 보는 세세한 관심이 필요하다. 더불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이해해 줄 수 있는 배려심도 갖추고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좋은 인간관계는 나의 감성을 살찌우고 더불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내 가족, 친구, 연인에게 항상 관심을 가지고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늘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세를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