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업계 쥐어짜는 LH 최저가투찰제

전북혁신도시 조경공사 2건 원가 밑도는 가격 써내기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발주한 전북혁신도시 A10블럭 조경공사에서 공사원가에도 못 미치는 저가투찰이 빈번해 지역 업체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값싼 수주로 인한 부실공사와 참여업체의 경영난 가중 등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 LH가 7월 들어 긴급 최저가입찰공고를 낸 전북혁신도시 A10블럭 조경식재공사는 예정가격(예가) 대비 54%대의 최저가 투찰률을 보였으며, 전북혁신도시 A10블럭 조경시설물 설치 역시 64%대의 최저가 투찰률을 기록했다.

 

조경업계에서는 '60%대의 투찰을 할 경우는 업체가 마진을 생각지 않고 공사실적을 얻기 위한 것이며, 70%대는 공사과정에서 약간의 이윤을 얻는다'는 것이 통상적으로 알려진 부분이다.

 

그러나 이번 A10블럭 조경공사는 60%대보다도 낮은 50%대 최저가 투찰이 나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 조경업계의 볼멘 목소리다.

 

이 때문에 도급업체들은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 아예 LH가 발주하는 공사에 대한 최저가 투찰을 포기하는 일이 다반사다.

 

다만 일부 업체들이 마진을 포기하더라도 실적이라도 쌓기 위해 공사를 하겠다는 '울며 겨자먹기식' 참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LH가 발주한 일부공사 현장에서는 최저가 낙찰로 인해 부실공사는 물론 하자보수에 대한 책임문제, 관리인력 부족 문제 등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또 혁신도시 A10블럭이 LH의 직할시공 시범지역으로 발주처가 직접 도급업체를 관리하는 2단계운영 체계도 최저가입찰 명분찾기용 꼼수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 LH가 발주처-시공사-하도급으로 이어지는 3단계에서 2단계 체제 운영을 바꿨지만 최저가 입찰로 나서면서 예가산정방식보다 더 많은 이득을 취하게 된다.

 

이 때문에 공사업체들은 LH가 업계의 입장은 고려치 않고 최저가 입찰로 일관하면서 자신들의 거대한 부채를 메우기 위한 '나 살고 너 죽기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A 건설업체 대표는 "하도급업체의 마진율을 높이고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최저가 입찰 방식이 아닌 예가입찰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가뜩이나 불황인 마당에 LH가 지역 건설업체의 경영난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