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다 감독이 이번에는 동학농민혁명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한다. 여전히 어려운 제작 환경에서 또다시 나선 그의 용기와 의지가 놀랍다. 그는 이 영화 제작의 취지를 이렇게 말한다.
"동학농민혁명은 일본의 한반도 진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일본이 청일전쟁(1894∼95년)과 러일전쟁(1904∼05년)에서 승리하면서 조선 식민지화의 단초를 열었기 때문이다. 한국강제병합 100년의 뿌리가 된 동학농민혁명은 과연 무엇이었는가를 영상화해 동북아시아 뿐 아니라 온 세계 사람들에게 이 역사의 깊은 의미와 진실을 알리고 싶다."
마에다 감독은 이미 여러해 전부터 한국을 오가며 동학농민혁명의 현장을 답사했다. 주목되는 것은 이 기록영화에 담겨질 현장의 면면이다. 현지 촬영 계획을 보니 한국 전역과 북한, 중국, 일본 전 지역이 대상이다. 세상에 남은 모든 자료와 유품, 관계자와 후손, 지식인들의 증언을 수록하는 대장정이다. 이미 기초작업을 해놓은 덕분에 영화는 내년 7월에 촬영을 끝내고 10월쯤 발표할 계획이란다.
역사를 대하는 그의 열정을 대하면 '일본만큼 역사를 깊이 공부하는 나라가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물론 문제는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면서도 일삼는 일본의 역사왜곡일 것이다. 그래서 마에다 감독의 작업이 더 빛나 보인다.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맞는 내년, 우리는 일본인 감독의 큰 선물을 받게 된다. 그의 외로운 작업에 성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