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울 것이라는 짐작은 빗나갔다. '웰 다잉'(Well-Dying)을 꺼내든 연극배우 주선하씨와 문화영토 판(대표 백민기)이 내건 초연작 '굿, 바이'(연출 최은아·작가 이지현)는 그러나 로맨틱 코미디다. 주씨는 2013 전북 신진예술가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자신이 소속된 극단과 힘을 합쳐 힐링이 가능한 로맨틱 코미디를 준비했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 방송작가 지연(주선하 역)을 통해 호스피스 병원 풍광으로 죽음에 관해 고민해보도록 한 이 작품은 지연과 경수(송명섭 역)와의 로맨스가 유쾌하게 버무려진다. 말 그대로 '굿 바이'(Good Bye)를 돕고 싶어 상조회사의 말만 믿고 일해온 경수는 이윤만 챙기려는 회사의 진실을 알게 되면서 뒤통수를 얹어맞은 것 마냥 아프다.
병실 안 10대 소녀(홍지인 역)는 죽음에 관한 페이소스를 의뭉스럽게 그러나 밝게 받아들이여 죽음에 관한 성찰을 유도하는 장치. 불평불만으로 가득찼던 전씨(주동환 역)가 소녀의 죽음으로 삶을 넉넉하게 바라볼 줄 아는 여유를 갖게 되고, 주책 맞다 싶을 만큼 걸걸한 입담을 자랑하는 아줌마(채유니 역)는 속 깊게 사람들을 챙기는 오지랖을 발휘한다.
공연은 30일부터 9월8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토요일 오후 4·7시30분, 일요일 오후 4시에 소극장 판에서 열린다. 전석 2만원. 문의 063)232-6786. www.art-pan.org club.cyworld.com/art-p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