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 출신인 그는 이번 소설집 '내 마음속의 느티나무'를 표제작으로 아홉 편의 중·단편을 담았다(책마루). 작품집이면 으레 등장하는 작품 평 대신 그는 '작가가 쓰는 작품론'에서 "내 문학은 내 자신을 구원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했다"고 고백한다. 이는 다른 사람이 자신의 책을 읽고서 어떤 울림을 받았느냐는 차후의 문제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실패만 거듭하던 내 외양만을 보고 문학의 효용가치를 운운하며 누가 무슨 소리를 지껄이던지 피식 웃어버리고 소설가로서 자존감을 키워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매일매일 새로운 작품을 쓰면서 여전히 비켜나지 않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그림자에 절망하곤 한다. 이는 자신의 얄팍한 지식, 편협한 체험, 경제적 빈곤, 문장력 등을 두고 자신을 다시 한번 채찍질 하는 행위에 가깝다. "무엇인가 나를 사로잡아 그 소설을 쓰도록 강력히 명령했다"는 솔제니친의 고백에 빗댄 그의 고뇌가 책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전북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5년 '월간문학' 3월호에 중편 '내 마음속의 느티나무'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소설계에 입문했다. 작품마다 감성 있는 문체로 흡인력이 대단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그는 시집 '나무는 바람에 미쳐버린다'와 '네페르타리', 장편소설 '사랑의 파르티잔', 편저로 '준비한 삶이 당당하다'를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