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바람은 독공 중

▲ 이형구
파도가

 

힘없이 몰려와 부서진다

 

앙상한 폐선

 

등뼈 훤히 들여다보이는

 

방파제

 

짠물에 절어

 

검게 그을린 어부

 

끈질기게

 

버틴 해송

 

모두 갯바람 안고

 

독공 중이다

 

숨통 조인 채 나자빠진

 

거전포구는 아는지 모르는지

 

물막이 공사에 갇힌

 

숭어 떼 뛰고 비린내 아직 물씬한데

 

 

* 이형구 시인은 2001년 '공무원문학'으로 문단에 나왔다. 시집 '곁에 두고 싶은 사랑', '시의 여울목에서','시의 날개시의 품안에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