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교육청이 전주지역 공립 고교의 관사를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전면 보수, 소속기관 파견교사 숙소로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도교육청의 학교 관사 보수현황 자료에 해당 관사는 누락돼 있어 은폐 의혹까지 제기됐다.
13일 전북도의회 김연근 의원(교육위원회)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2011년 8월 전주제일고에 '원활한 교육사업 추진을 위해 사용하겠다'며 공문을 보내 학교장으로부터 관사 사용동의를 받은 후 같은 해 9월 교육감 재량사업비 약 6000만원을 들여 전면 보수했다.
해당 관사는 현재 도교육청 소속기관인 전북도 교육연구정보원에 파견된 교사 A씨와 원장이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교육연구정보원은 3급 관사의 경우 물품 구입비를 지원할 수 없는데도 냉장고와 텔레비전·식탁·소파·비데 등을 구입해서 비치한데다 여기에 정기 재물조사표와 물품 식별카드조차 전혀 부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연근 의원은 "각급 학교 관사 관련 공사는 도교육청 예산에 편성,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에서 집행하는데도 유독 전주제일고 관사 공사만 교육감 재량사업비로 도교육청에서 직접 집행했다"면서 "교육연구정보원에 파견된 특정 교사와 원장을 위해 본예산에 편성하지도 않고 전면 보수할만큼 시급성이 있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관사 보수공사를 실시할 계획이었다면 사용허가보다는 아예 교육연구정보원으로 관리전환하는 것이 타당했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또 "도교육청이 제출한 관사 보수 현황과 전주시 고교 관사 자료에는 전주제일고 관사 보수공사 현황이 누락돼 조직적인 은폐의혹이 있다"면서 "결국 파견교사 1명을 위해 교육청 재산이 투입된 특혜이며, 이는 잘못된 인사에서 비롯됐다"고 질타했다.
학교 근처인 전주시 중노송동에 위치한 전주제일고 관사는 대지 284㎡, 건물 82㎡ 규모로 방 2개와 화장실 2개·거실을 갖추고 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관사는 지난 1972년에 건립된 데다 2011년 당시 학교측에서 장기간 사용하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면서 "원장이 거주하는 만큼 교육연구정보원에서 2급 관사에 준해 물품을 지원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주지역 각 학교에서 관리하는 관사는 전주제일고와 초등학교 4곳 등 모두 5곳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