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경치가 수려하고 물 맑고 공기 좋고 음식 맛 좋은 고장이다. 4개나 되는 국립공원이 그 증거다.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은 산악형이 15개, 해안형이 4개, 그리고 사적형 국립공원인 경주를 합해 21개인데, 우리 전북에는 이런 소중한 국립공원이 산악형인 지리산, 덕유산, 내장산과 해안형인 변산반도가 있다. 대한민국 국립공원의 1/5이 우리 곁에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지난 5월 28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에서 개최된 인간과 생물권 계획 국제조정 이사회는 고창군 전체를 생물권 보전 지역으로 지정했다. 행정구역 전체가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전북의 산과 들, 바다는 사람이 깃들어 살기에 참으로 좋은 곳임을 온 나라가 알고 세계가 인정한 셈이 됐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전북을 덜 주목하는 것 같다. 지인들과 얘기를 나누더라도 전북의 4군데 국립공원과 생물권 보전지역을 화제에 올리는 이는 거의 없다. 몰라서도 그렇겠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앞서 말한 심리적인 거리감이다.
전북은 명백히 소외된 땅이었다. 일제 강점기, 쌀 수탈기지였던 전북은 해방 후에도 산업화, 공업화를 명분으로 값싸게 쌀을 공급해야만했던 식량 창고였다. 역대 정부가 보상책으로 내건 새만금도 알고 보면 거대한 농경지 확대사업이다. 그래서 새만금의 본래 사업명도 옥서지구(전북 옥구, 충남 서천) 농업 개발사업에 이어 부안지구 복지 농어도 종합개발사업이 합해져 착공하게 된 '새만금 간척사업'이다.
전북의 활용가치가 한때 겨우 쌀 생산지로 자리매김 되면서 서울사람들은 이 땅을 쌀 나무만 풍성한 곳으로, 전북인들 조차 '농도 전북'이라는 말을 되뇌며 살아왔다. 왜곡으로 멍들고 패배감에 찌들만하다.
그렇지만 전북인들은 스스로 기나긴 세월동안 미래 전북의 비전을 가다듬고 과거 전북의 모습도 하나씩 뜯어고쳐나갔다. 그래서 새만금 간척사업도 산업용지가 70%나 되도록 변경했고 여의도 면적의 140배나 되는 광대한 면적을 공업용과 관광용, 농업용으로 세분화했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 명도 새만금종합개발사업이며, 사업을 전담할 정부기구인 새만금개발청이 다음 달에 문을 연다.
공업화에서 외면됐기에 가장 청정한 곳, 정책에서 소외됐기에 이제는 기회가 넘치는 땅,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채 왜곡됐기에 무한 잠재력이 있는 땅이 바로 전북이다. 우리 자신부터 자긍심을 갖자. 피해의식을 과감히 떨쳐내자. 이 고장의 잠재력을 스스로 배우자. 그리고 자랑스런 내 고향을 밖으로 널리 알려 심리적 거리감을 한걸음씩 좁혀나가자. 그들에게 당당하게 선포하자 "전북은 소외의 땅이 아니고 기회의 땅입니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