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이 되면서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이 지역주민에게 직접 농업정책과 지역현안에 대하여 의견을 듣는 자리를 갖는 것이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촌 현장을 찾아다니며 주민들의 고충을 직접 듣고 함께 호흡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지난 겨울 908개 마을 순회간담회를 진행했다. 현재하고 있는 36개 읍면의 의정보고도 단순히 의정활동을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908개 마을 순회에서 제기된 지역 민원 경과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현재 지역 주민의 고충을 진지하게 청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록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민생정치의 시작은 국민과의 만남에서 시작한다고 믿는 초선의원의 진정성을 많은 분들이 알고 응원해주시고 호응해주시고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하계의정보고회를 갖는 가운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민주당의 장외투쟁도 계속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민생을 외면한 처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런데 민생정치라는 것은 무엇인가? "정치가 현장을 떠나면 '특권정치', 정치가 현장을 만나면 '민생정치'가 된다" 민주당 '을지로(을을 지키는 길)위원회' 출범 100일을 맞아 지난 20일 김한길 당대표가 전한 메시지다. 이보다 더 민생정치의 개념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는 표현이 있을까 싶다. 먹고 사는 문제가 민생의 제1주제임은 분명하지만 국민의 자존심과 국격을 갖추는 것도 민생이다. 피 흘려 민주화를 이루어낸 우리 국민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민생이다.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외치는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민생외면이 아니라 민생정치인 이유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민주당의 이번 투쟁을 의미있게 생각해 주시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번 의정보고회를 통해서 송아지생산안정제, 농업재해보험, 농수로, 농산어촌교육진흥법, 고추값 폭락 등 농가의 어려움과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을 청취할 수 있었다. 지역의 민생을 살릴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을 기울겠다고 스스로와 주민 여러분께 다짐하는 기회도 되었다. 그리고 장외투쟁을 통해서는 시민들과 만나면서 더욱더 민주주의의 위기와 국정원 개혁의 필요성을 통감하게 되었다.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지역 민생을 챙기고, 국민 전체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국가의 민생을 챙겨야 한다는 사명감에 어깨가 무겁다. 일주일에 두세 번 이상 지역과 서울을 오가는 일정에도 전혀 피곤을 느낄 겨를이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의회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의 정치구조 상 날선 공방과 진지한 논의는 의회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법과 제도로 국민의 생활의 번영과 안정을 꾀하여야 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본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러한 법과 제도를 설계하는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을 수 있는가? 바로 현장이다. 장외다. 국민을 위한 법과 제도의 설계는 현장에서, 법과 제도의 정교화는 의회에서, 이것이 의회주의이고 민생정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