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링, 새로운 경제 가치를 만들다 ③ 국내 도입 사례

서울 '문화로놀이짱'·인천'남이섬' 대표적 공간 / 관광자원·일자리 창출…지역사회 발전 기여도

▲ 남이섬에 있는 휴식공간, 남이섬을 찾아온 관광객이 폐 나무에 기념글을 적어 놓은 게 눈에 띈다. 이처럼 남이섬 곳곳은 스토리가 있는 작품으로 채워져 관광자원으로 거듭났다.

리사이클링(recycling·재활용) 제품은'조금 너저분해도 감수해야 한다'는 환경적 책임을 우선한 사람들이 사는 상품으로 인식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 나오는 업사이클링(upcycling·새활용) 상품들은 디자인과 기능을 더해 상품의 가치를 높여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 재생된 디자인과 새로운 가치가 담긴 상품 그 자체가 곧 작품이 된다. 다양한 방식으로 자원을 새활용하고 지역사회 발전에도 이바지하는 업사이클 상품, 나아가 사람들을 모으는 관광자원으로 변신한 그곳을 찾아 나섰다.

 

△업사이클링 놀이터요, 알고보면 일자리다

 

서울시 마포구 성산2동 515-19 석유비축기지 내에 있는 '문화로놀이짱'은 버려진 목재에 새로운 디자인을 입혀 가구로 재탄생 시킨다. 버려진 목재로 생산과 소비의 지속가능성을 탐구하고 해결하는 생활문제디자이너들의 공동체다.

▲ 서울시 마포구 성산2동 515-19 석유비축기지 내에 있는 '문화로놀이짱'의 전경. 폐기된 컨테이너 팝업 스토어를 사용해 작업공간을 마련했다.

2004년 설립된 '문화로놀이짱'은 홍대에서 버려지는 가구들을 재생시킬 방법의 대안으로 시작됐다.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난 문화로놀이짱은 적지만 일자리도 창출해 현재 10여 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어른들의 놀이터를 꿈꾸는 이곳은 '명랑에너지발전소'을 만들어, 목공 제작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명랑에너지발전소'을 통해 재활용의 참된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고, 직접 가구를 만들어 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일자리로 변신한 업사이클링의 대표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폐자재를 활용한 가구 만들기를 상상하고 구현하는 작업을 통해 지역과 사람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지향한다. 상품 제작에 그치지 않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문화로놀이짱'의 물품들은 일반 도서관의 책처럼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빌려 쓸 수 있다.

 

또 지역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과 공공 공방, 목재 창고를 운영한다. 재활용 창작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작은 고장에도 공구가 없거나 방법을 몰라 버려지는 가구들을 수거하면서 마련한'가구수리병원'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폐가구, 폐목재를 재활용하기 위한 캠페인을 다양한 모습과 방법으로 업사이클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쓰레기 섬, 관광자원으로 변신하다

▲ 남이섬에 있는 쉼터 공간. 헌 책을 쌓아 기둥을 만들었다. 기둥에서 추억 속의 옛 책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쓰레기 디자인으로 채운 섬에 관광객이 몰려오고 있다. 인천에 있는 남이섬을 둘러보는 동안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섬을 가득 채우고 있는 다양한 업사이클링 작품이었다.

 

재활용 됐다고 느낄 수조차 없는 작품들이 가득한 남이섬에서는 버려진 물건에 디자인을 더한 세련된 작품들이 오히려 더 당당하다.

 

그 물건이 가진 이야기를 낭만으로 전달하는 것, 사물이 가진 가치를 알아보는 태도에서 그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남이섬에 물건 중에는 어느 하나도 새것이 없다. 소주병으로 만든 예술작품뿐만 아니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인공 준상과 유진이 걸었던 메타세쿼이아 숲 길 곳곳에 놓인 쓰레기통도 폐가의 문에서 문고리를 가져와 만들었다.

 

통일성 없는 그래서 개성이 살아있는 벤치와 조형물도 버리는 건축자재로 만들었다.

 

대형 알루미늄 인물상은 음료수 캔과 철거된 나이트클럽 자재로 완성했고, 섬 안의 명소 '이슬공원'에 놓인 분수대는 샤워 꼭지를 뒤집었다.

 

호수 뒷벽 면의 녹색 유리는 가까이 가서 보면 빈 소주로 완성했고, 또 다른 술병은 꽃병으로, 거둬낸 천막은 연못 바닥재로 썼다.

 

남이섬에서는 업사이클은 상품이 판매되기도 하지만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전국녹색가게운동협의회가 운영하는 남이섬 녹색가게 체험공방은 죽은 나무로 만드는 목걸이, 헌 양말로 만드는 동물 열쇠고리, 자투리 천으로 만드는 카드지갑, 병뚜껑을 재활용해 만드는 머리끈 만들기 등을 통해 방문자에게 환경을 되살리는 체험 교육공간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