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춘포역 '원나잇 스탠드' 이끄는 달문 작가

"철로는 끊겼지만 주민 감성 변치 않았길"

가을볕에 호박이 제법 물이 오른 어느 오후. 춘포역에서 예사롭지 않은 사람들이 조우했다.

 

배우, 작가들로 구성된 '달문 프로젝트'

 

달문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작가 달문(본명 문경자)'을 따라 춘포역 15번지를 따라가 보았다.

 

춘포역 15번지 녹슨 대문을 열자 빈집엔 마당 가득 호박, 깨, 파, 연, 콩 등 농작물이 말 그대로 발 한쪽 내딛기 힘들 정도로 빽빽이 차 있었다. 이곳에서 9월 4일부터 5일까지 '달문 프로젝트'가 진행된다고 한다.

 

달문 프로젝트는 전국의 마음 맞는 예술가들이 2009년부터 눈이 맞아 일상을 예술 작품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작가들의 사정에 따라 인력구성이 조금씩 바뀌기는 해도 꾸준하게 예술적 친분을 지켜오고 있단다. 이들이 9월 4일 춘포역에서 무시무시한 프로젝트를 구상중이다.

 

9월 4일 춘포역 15번지로 모여라. 작가 달문의 호출이 떨어지자 전국 방방곡곡에서 작가들이 모여든단다. 작품명은 '원 나잇 스탠드'. 참여 작가는 6명. 김민경(배우), 나다(작가), 달문(작가), 백정기(작가), 절짜(작가), 최혜정(작가).

 

이들 작가중 3명은 경기도, 3명은 전라도에서 모인다. '원 나잇 스탠드'는 오래전 흉가가 되어 버린 춘포역 15번지를 전시장으로 탄생시키는 거다. 허물거나 새로 칠하거나 부수질 않는다. 현지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린다. 주변에 있는 일상을 예술 작품화한다. 오래된 옹벽을 허물지 않고, 거미줄은 치우지 않는다. 이들이 추구하는 예술이다.

 

8월 31일 달문과 최혜정 작가가 예비 작업을 먼저 한다고 한다. 9월 4일 본진들이 합류하기 전에 대충 둘러보고 치울 생각이다. 총연출을 하고 있는 작가 달문은 "작가들은 춘포역의 끊기고 걷어져버린 철로처럼 지역민들의 감성도 걷어져 버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춘포역 15번지에서 펼쳐질 달문 프로젝트 '원 나잇 스텐드' 깊은 밤 깊은 고민 끝에 어떤 작품이 탄생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