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도축가공업체 (주)축림

헐값 축산 부산물, 제값 받으며 해외 진출 성공

▲ 익산시 현영동에 있는 (주)축림 가공공장에서 직원들이 돼지 내장 등을 세척해 처리하고 있다.

어렵고 힘들던 시절 따뜻한 국밥 한 그릇에 허기를 달래던 대표적 서민 음식들이 이제는 어엿하게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보관이 어렵고 식탁위에 오르기까지 손질이 까다로운데다 쉽게 상하는 단점들 때문에 근거리 유통도 쉽지 않던 내장과 머릿고기, 곱창 등 축산 부산물이 그 주인공이다. 이런 단점들을 보완한 축산 부산물은 개별포장부터 신선도를 유지한 유통 시스템과 도축과 가공이 한자리에서 이뤄지는 원스톱 기술력에 힘입어 홍콩에 이어 입맛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수출 길도 활짝 열어놓고 있다. 국내 최초로 개발된 기술력은 국내 최초 부산물 HACCP인증을 비롯해 국내 최초 가공 부산물 수출이라는 여러 기록을 단숨에 획득해 축산 부산물도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있다. 헐값에 처분되거나 버려야 했던 부산물로 외화벌이에 성공한 호남 최대 도축 기업 (주)축림(회장 박관구)을 찾아봤다.

 

△축산 부산물

 

소나 돼지를 도축한 뒤 발생하는 내장과 머릿고기, 곱창과 막창 등 축산 부산물은 소규모 국밥집에 헐값에 팔리거나 그렇지 않을 땐 그냥 버려져왔다. 도축장 일손이 분주하면 부산물이 많이 발생하고 그 부산물은 모두 소비되지 못하고 폐기물 취급을 받기도 했다.

 

하루에만 돼지 2500두, 소 200두 이상을 도축하는 (주)축림의 입장에선 부산물은 그야말로 골칫덩이가 아닐 수 없었다.

 

도축을 의뢰한 농가들이 원할 경우 손질까지 해서 건네주기도 했고, 주변 국밥집에서 원하면 헐값에 판매하기도 했지만 욕심껏 가져갔던 국밥집에서 모두 판매하지 못하고 다시 폐기물로 처리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부산물도 상품

 

하루 수천마리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은 그 양도 어마어마했다. 헐값에 팔리는 비용은 폐기물로 처리하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예부터 소주나 막걸리 등 서민들의 회식과 잘 어울리던 곱창과 막창, 머릿고기 등은 분명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지 않을 방법이 있을 것이란 의문이 시작했다.

 

축림 박우성 이사는 이런 의문에서부터 부산물의 다양화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입맛과 잘 맞아떨어지지만 가정에서 부산물을 손질해서 식탁에 올리기란 쉽지 않았다. 특히 곱창과 막창 등 부산물을 주재료로 하는 프랜차이즈들도 많이 생겨났지만 손질이 까다로워 가끔 좋지 않은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는 문제도 해결의 과제였다.

 

△부산물 연구

 

부산물을 상품화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소비자들의 인식변화였다. 부산물을 가정의 식탁에서도 맛볼 수 있다는 인식이 중요했지만 그 거리를 좁히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런 소비자들의 고정화된 인식을 깨뜨리기 위해 축림은 소비자들이 쉽게 맛있게 편리하게 먹을 수 있도록 연구를 시작했다.

 

먼저 많은 양의 부산물을 부위별 특수화하는 도전을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곱창과 막창, 머릿고기와 편육 등이 연구의 대상으로 선정됐다.

 

부산물의 가장 큰 단점인 손질과 유통의 문제점은 현장에서 비교적 쉽게 답을 찾았다.

 

축림은 도축된 가축에서 떼어낸 부산물은 바로 옆 공정에서 부위별로 곧바로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게 손질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바로 이 시스템이 국내 최초의 HACCP인증을 받은 부산물 원스톱 처리공정이다.

 

여기서 한발 더나가 한차례 가공처리를 통해 상당기간 유통이 가능해지도록 해서 가장 큰 두가지 단점을 모두 해결했다. 이렇게 부산물 상품화가 단계별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상품화 성공

 

깔끔한 손질과 신선함을 유지한 유통기술 개발은 부위별 부산물 상품화를 본격화시킬 수 있게 했다.

 

국내 최초로 개발된 축림의 기술개발에 가장 먼저 농협에서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안심 먹거리를 유통하는 농협이라면 소비자들의 인식개선에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독점계약을 체결했다. 이렇게 축림에서 개발한 곱창과 막창, 편육, 머릿고기는 개별 포장공정을 거쳐 전국 농협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4월부터 시작된 축림의 부위별 부산물은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으며 해외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한국을 방문한 홍콩의 한 무역업체가 수입을 약속하고 지난 5월 드디어 축림의 가공 부산물이 해외 첫 수출길을 활짝 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입맛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수출이 시작되는 등 3년여의 부산물 연구가 드디어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연 300톤 수출 목표

 

부산물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축림은 앞으로 상품을 더욱 다양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5월 약20톤의 부산물을 홍콩에 실어보낸 축림은 최근 일본과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9월말 첫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

 

입맛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수출은 다른 나라 수출에도 상당한 영향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 수출이 확정되면서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권 수출도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축림은 이런 여세를 몰아 올해 시작된 부산물 수출을 내년에는 300톤, 100만불 이상의 수출목표를 설정하고 국내시장에서도 활발한 유통활동을 펼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