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꿈이 공무원입니까?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다시 생각하고 직업 찾는게 미래의 삶에 더 바람직하다

▲ 김의한 군산대신문 편집장
얼마 전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서울소재 모 대학에 재학 중인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 친구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휴학했다고 말했다. 평소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관심이 없던 친구라 갑자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니 취업할 시기가 되기는 했는데 하고 싶은 일이 없기 때문이라고 답해 함께 자리에 있던 친구들로부터 애정 섞인 비난을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공무원 열풍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고등학생 장래희망 1위를 공무원이 차지하고 있고 학원가에는 이미 많은 대학생들과 취업준비생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책상 앞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13년 공무원 시험 응시자 수가 45만 3301명이라고 한다. 군산시의 인구가 28만 명, 전라북도 전체의 인구가 180만 명이라는 것을 고려해 보면 45만 이라는 숫자가 적지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매년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면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을 꿈꾸고 공무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유가 문제라는 것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고 싶어 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도 있겠지만 안정적인 미래를 바라고 혹은 부모님이 하라고 하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이 특별히 없기 때문에 등의 이유로 공무원이 되기 원하는 사람이 대다수인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무원을 목표로 공부하는 사람들 모두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 안정적인 삶을 누리며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을까?

 

2011년 지인 한 명이 2년간 공무원 준비를 한 끝에 8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공무원 시험을 보게 된 계기가 안정적이고 편안한 미래를 원했기 때문이기는 했지만 합격할 당시에는 주변 사람들의 축하와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순탄할 것만 같던 그의 공무원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일을 시작한지 1년이 안돼서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가 간과했던 한 가지 사실이 있었다. 그것은 공무원은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가 사직서를 제출한 이유도 자신이 상상했던 편안한 공무원 생활이 아니라 밀려드는 민원과 수많은 업무로 인해 힘든 생활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유엔 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비야씨가 공무원이 꿈이라는 20대 청년에게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무엇인가를 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 될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어떻게 꿈이 될 수 있냐고 꾸중한 적이 있다. 맞는 말이다. 한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 속에 직업이 있는 것이지 직업 자체가 한 사람의 삶 전체는 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만약 지금 자신이 공무원 시험을 보기 위해 준비하고 있거나 공무원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진정으로 공무원이 되어 그것을 통해 자신이 희망하는 무엇인가를 이루고 싶은 것인지 말이다. 그게 아니라면 인생을 살면서 궁극적으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직업을 찾아보는 것이 앞으로 다가올 자신의 삶에 더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