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전주 십미 또는 팔미'로 꼽히는 전통 전주 콩나물이 사라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전주 콩나물은 임실의 서목태로 키운 콩나물이지만, 콩 재배 농가가 사라지면서 자연스레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전주 콩나물을 길러낸 전주 교동의 물도 수질검사에서 부적합해지면서 콩나물 재배 자체를 포기한 농가도 생겨나고 있다.
서목태의 대체품종으로 국립종자원에 의뢰해 개발한 풍산태가 10여 년 전부터 전주 콩나물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2배 이상 차이 나는 가격 때문에 상당수 업소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관계자들은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전주의 명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라도 전주산 콩나물의 사용 확대와 전주 콩나물의 특색을 살려내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4일 전주시에 따르면 국립종자원에 검증받은 서목태의 장점을 모은 풍산태를 '전주콩나물'로 알리며 전국화에 앞장서고 있다. 올 1월에는 특허청에서 받은 지리적표시제 표장등록을 완료했다.
문제는 사실상 다른 지역과 견줄만한 전주콩나물의 특징이 없는데다, 음식 업소들이 전주산 콩나물보다 수입산 콩나물을 선호하고 있다는 데 있다.
실제 전주에 있는 음식점과 전통시장 10여 곳을 둘러본 결과, 풍산태 콩나물을 사용한 업소는 2곳에 불과했고, 수입산 콩나물을 사용하는 업소가 7곳에 달했다. 이 중 1곳만이 서목태 콩나물을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수입산 콩나물을 사용하는 업소 가운데는 전주 맛집으로 유명한 음식점도 적지 않았다.
이처럼 수입산 콩나물이 시장과 음식점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가격차이가 주된 이유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전주콩나물영농조합이 풍산태로 길러낸 전주콩나물은 1kg에 3000원 선이지만 수입산은 반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
이에 전주시가 음식 업소와의 협약을 통해 전주 콩나물(풍산태) 사용을 장려하고 나서고 있지만, 가격차이라는 현실적 벽 앞에서는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전주콩나물영농조합 김선태 부장은 "서목태 콩나물이 사라진 자리에 풍산태가 들어서면서 전주콩나물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마저도 전주 시내 음식점에 납품되는 곳은 극소수"라며 "재배된 양의 30%만이 급식 재료 등으로 도내에서 사용되고 있을 뿐 대부분 외지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업소들의 전주 콩나물 사용이 저조한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 전주 콩나물 사용 음식점 확대 및 전주콩나물 육성 사업을 다각도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