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너는 좋겠다
어제와 내일 아랑곳없이
늘 오늘 위에 올라앉아
무게를 견주지 않아도 되는 바람
너는 좋겠다
가고 멈춤에 매이지 않아도 되고
만나고 싶은 곳 찾아들어도
아무도 볼 수 없는 바람
너는 좋겠다
가벼운 산들바람
모든 걸 휩쓰는 세찬 바람
누가 너의 강약을 따지며
왜 옆으로만 간다고 시비하랴
나
그저
한 자락 바람이고 싶다
* 김계식 시인은 2002년 '한국창조문학'으로 등단. '사랑이 강물되어''뭇별 속에 묻어두고'등 14권의 시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