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꺼먼 호수를 깨끗한 수질로 바꾼 과정과 기술, 노력 등이 이젠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죽었던 시화호'를 넘겨받아 재생시킨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견학 오는 전문가 집단과 국내 방문객들을 맞이 하느라 연일 바쁘다. 본사 논설위원들이 시화호 현장을 찾은 지난 6일에도 해외 방문객 등 6팀이 시화조력발전소를 방문했다.
시화호 수질이 개선된 가장 큰 요인은 해수 순환에 있다. 막았던 방조제를 일부 헐고 그 자리에 조력발전소를 세웠다. 하루에 두번씩 밀물과 썰물 때 발생되는 수위 차(9m)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처음엔 경제성 때문에 주저했지만 발전단가가 높아지면서 이 문제가 해소됐다. 조력발전은 1967년 프랑스가 랑스에 발전소를 세운 것이 처음이지만 지금은 캐나다 중국 등에서 운영 중이다. 시설용량 25만4000kw인 시화조력발전소(수차 10기, 수문 8문)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인구 40만명이 쓸 전기 량이다. 해수 유통량은 하루 1억4700만㎥으로 시화호 용량의 50%에 이른다.
시화호는 해수 순환을 통한 수질개선과 친수 및 레포츠 공간, 갈대습지 조성, 송산 그린시티 등 새만금과 닮아 있다. 규모는 새만금이 훨씬 크지만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등 개발환경이 엇비슷하다. K-water가 개발하는 1000만평이 넘는 산업용지는 수도권 서남부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것이다.
이걸 보면서 수도권이나 해외기업들이 과연 새만금까지 내려 올른지 상념이 많았다. 착공 22년이 지났어도 수질 해결은 고사하고 바닷물도 다 빼내지 못한 새만금 아닌가. 변종만 K-water 전북본부관리처장은 공영개발이 해답이라고 했다. 참여기업간 경쟁과 재원, 속도를 낼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새만금개발청이 12일 문을 연다. 직원 모두가 미래형 친환경 복합도시 개발의 상징인 시화호 현장을 견학하길 권한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