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주고 안 받는 깨끗한 선거풍토 만들자

1991년 지방의원에 이어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까지 선거를 통해 선출하면서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가 부풀었다. 관선 시대의 권위주의적이고 반민주적 행태가 사라지고, 창의적인 지방자치를 통한 획기적인 지역발전 희망이 부풀었다. 물론 관선시대에는 엄두도 내지 못할 발전 계획을 세워 과감한 추진력으로 큰 성과를 거둔 자치단체들이 많다. 예를 들어 무주군은 동부산악권이라는 열악한 조건 속에서 반딧불축제를 성공시켰고, 태권도공원을 유치해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도내 1개 광역자치단체와 14개 기초자치단체의 지난 20여년을 뒤돌아보면 상당수 지자체가 발전은커녕 뒷걸음질만 쳤다. 임실군과 부안군, 남원시가 대표적이다.

 

남원시는 국립공원 지리산 주변에 위치한 춘향고을이다. 하지만 시장과 국회의원이 편을 나눠 대치하는 바람에 지역 정체성마저 위협받고 있다.

 

부안군도 국립공원 변산반도와 새만금 방조제 등 천혜의 발전 조건을 갖췄음에도 불구,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임실군은 치즈와 고추를 제외하면 내세울 것이 없는 고장으로 전락해 있다.

 

이들 시·군의 공통점은 썩은 정치에 있다. 남원시는 시장과 국회의원이 머리를 맞대고 지역발전문제를 고민하기는 커녕 서로 음해 공격하기에 바쁘다. 전형적인 패거리정치가 남원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부안군은 1995년 이후 군수가 자주 교체되면서 군정이 갈피를 못잡고 표류해 왔다. 군수와 국회의원은 변산해수욕장 개발과 '부안-하서-변산-격포'에 이르는 4차선 도로 확포장공사를 지금까지 완공시키지 못할 만큼 무기력했다. 임실군은 민선군수 전원이 사법처리 등으로 중도 하차했다. 승진인사 청탁, 관급공사 수주 청탁, 불법 선거자금 수수 등 범죄행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강완묵씨의 경우 무려 3년 가량을 재판으로 허송세월하다 임기 10개월을 남기고 낙마했으니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이런 상황에서 임실군수 도전에 나선 9명이 지난 9일 간담회를 갖고 깨끗한 선거를 다짐했다. 이들은 고질적인 돈선거 근절, 후보 및 군민들의 의식 개혁, 후보자의 청렴과 도덕, 능력을 우선하는 선거 풍토 등이 필요하다며 임실 정치문화를 바꾸겠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후보들의 이런 다짐은 이제 식상할 정도다. 실천 없는 말잔치는 필요없다.

 

반복되는 요구이지만, 선거 부정과 공직비리에 대한 처벌 수위는 더욱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