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이익 침해 발언 정치권은 뭐하나

전북은 전남 광주의 밥인가. 민주당 정책위 의장인 장병완 의원(광주 남구)이 전북이 추진중인 과학기술원 설립에 반대한다는 발언을 하더니 이번엔 강운태 광주시장이 광주 군공항을 군산공항에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시장은 군산공항의 국제선 취항을 반대해 온 인물이다.

 

굵직한 현안을 놓고 전북의 심장을 쿡쿡 쑤셔대는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해대는 사고가 천박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전북을 얼마나 얕잡아 보았으면 그럴까 싶어 자괴감이 든다.

 

광주 군공항은 당초 무안공항에 민간공항 기능을 이양한 뒤 폐지키로 계획됐지만 광주시 등의 반대로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강 광주시장은 그제 간부회의에서 "군 공항 이전과 관련, 중요한 것은 어느 지역으로 갈 것이냐의 문제인데 군산 미군 비행장으로 합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국방부장관에게 여러 차례 했다"고 언급했다. 군산공항을 아예 군 공항으로 특화하고 광주공항을 살리겠다는 뜻이겠다.

 

항공 서비스는 지역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북은 항공오지이다. 전북권 신공항 추진 여론이 비등한 것도 도민 편익과 지역발전을 앞당기자는 뜻이다. 전북도가 군산공항의 국제선 취항을 추진중이지만 미군 측의 반대로 진전되지 않고 있다. 광주 군 공항 기능까지 떠넘겨진다먼 군산공항의 국제선 취항은 확실하게 무산될 것이다.

 

강 시장 요구가 전북 동의 없이 관철될 리도 없지만, 자기이익만을 위해 남의 집에 피해를 주는 발언을 해대는 꼴이 너무 뻔뻔하고 자기 이기주의적이다. 광역자치단체 장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강 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는 2011년 군산공항 국제선 허용 방안을 재검토하라는 공동건의문을 정부에 낸 적도 있어 전북 방해공작이 집요하다.

 

장병완 의원은 지난달 전북도-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어떤 경우에도 과학기술원을 더 이상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확실한 소신을 갖고 있다"며 전북과학기술원 설립을 반대한 적도 있다. 광주는 1993년에 이미 과기원이 설립돼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 과기원 설립은 막겠다는 논리다.

 

도민 이익과 자긍심을 훼손시키는 발언이 계속되는 건 전북 정치권이 물러터졌기 때문이다. 단호한 응징이 없기 때문에 전북을 앝잡아 보고 갖고 놀고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 광주· 전남의 들러리만 설 것인지 도민들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