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안티이통사'서 '친이통사'로 전환 마무리

미·중·일·유럽 주요통신사 전체로 공급확대·저가형 수요에도 부응

한때 '안티 이동통신사'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애플이 '친(親) 이동통신사 노선'으로 아이폰 전략을 완전히 변경했다.

 

각국 주요 이동통신사 전체로 공급을 확대하면서 중저가형 스마트폰 수요에도  부응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이통사 전체로 공급 확대애플은 10일(현지시간) 아이폰 5C·5S 등 신제품 2종을 발표하고 이를 오는  20일 버라이즌, AT&T, T-모바일, 스프린트 등 미국 4대 이동통신사에서 동시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애플은 미국 시장에서 이통사별로 시차를 두고 아이폰을 출시하는 '이통사 차별 정책'을 펴 왔으나 이번에는 동시 출시를 하기로 했다.

 

애플은 일본에서도 NTT 도코모, 소프트뱅크, KDDI 등 3대 이통사 모두를 통해  아이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애플이 일본 1위 이통사인 NTT 도코모에 아이폰을 공급키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애플은 중국 1위이며 세계 최대 이통사인  차이나 모바일에도 신형 아이폰을 공급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애플은 기존 파트너인 차이나 유니콤, 차이나 텔레콤을 포함해 중국 1∼3위 이통사 모두에 아이폰을 공급하게 된다.

 

◇저가형 바라는 통신사 수요에 부응애플이 첫 아이폰 출시 6년여만에 보급형 제품인 '아이폰 5C'를 내놓은 것도 중저가 제품이 필요하다는 통신사들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아이폰은 프리미엄 제품만 내놓았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미국 이통시장에서 2년 약정 기준으로 아이폰 신제품은 지금까지 199 달러(21만6천 원) 이상의 최고 가격대로만 팔렸다.

 

그러나 이번에 애플은 프리미엄 제품인 아이폰 5S를 이 가격대로 내놓으면서,  이보다 낮은 가격의 99 달러(10만 8천원)짜리 아이폰 5C도 동시에 출시했다.

 

실구매가격으로 봤을 때 이는 삼성 갤럭시 S4(130 달러)보다 싸고  LG 옵티머스G 프로(60달러), HTC 원(100 달러) 보다는 조금 비싼 수준이다.

 

이 때문에 중저가∼중고가 가격대를 주로 겨냥해 온 우리나라나 대만의  스마트폰 업체들은 아이폰 5C의 시장 점유율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게 됐다.

 

비싼 아이폰 대신 가격이 약 100 달러 낮은 다른 스마트폰을 택했던 미국  소비자들이 앞으로 아이폰 5C로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때 '안티 통신사' 이미지지난 2007년 처음 나온 애플 아이폰은 한동안 '안티 통신사'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이동통신사들이 자체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사용토록 고객들에게 강요하던  불합리한 과거 관행을 버리도록 한 결정적 요인이 아이폰의 확산이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한동안 미국 AT&T, 일본 소프트뱅크, 한국 KT 등 나라별로 특정  이동통신사를 파트너로 택하고 이들에게만 아이폰을 독점 공급하는 전략을 펴 왔다.

 

이들은 대개 자국에서 2∼3위의 후발 이통사들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애플은 공급 물량을 확실히 보장받았으며, 후발 이통사들은 최고의 인기 제품인 아이폰을 자국 시장에서 독점 공급함으로써 1위 사업자로부터  가입자를 빼앗아 올 수 있었다.

 

애플 아이폰은 통신 생태계에서 '슈퍼갑'인 1위 이동통신사의 불합리한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는 대신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과 성능을 제공하는 데 주력함으로써'혁신'의 상징이 됐다.

 

◇시장점유율 추가 확대 위해 1위 통신사들과 손잡아이 때문에 미국 버라이즌, 일본 NTT 도코모, 한국 SK텔레콤 등 국가별 1위 이동통신사 임원들이 애플에 대해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표현하는 사례도 많았다.

 

그러나 애플의 이런 '1국 1파트너사' 전략은 2011년 초 미국 1위 이통사인 버라이즌에 제품을 공급키로 결정하면서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KT의 아이폰 독점이 깨지고 KT·SK텔레콤 양사가 나란히 아이폰을발매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이번에 애플은 아이폰 5C·5S를 일본 1위 사업자인 NTT 도코모와 중국 1위 사업자인 차이나 모바일에도 공급키로 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전세계 주요 시장의 거의 모든 주요 이통사에 제품을  공급하게 돼 '안티 통신사'에서 '친 통신사'로의 전략 전환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