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증기기관에 이어 내연기관이 발명되고, 이것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자동차와 기차, 배, 비행기가 속속 만들어지면서 큰 변화가 나타났다. 단순한 이동 뿐 아니라 산업현장의 생산력이 크게 증가했고, 그 기술력은 전쟁의 승패도 갈랐다.
동력 관련 기술이 급격히 향상되면서 '지구촌'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워싱턴 공항, 또는 그 반대편에 있는 프랑스까지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는데 11시간 정도면 되기 때문이다. 말이나 돛단배를 타고 여행하던 시절에 비하면 상전벽해다.
우리나라 항공산업은 1969년 대한항공이 창립된 후 큰 발전을 거듭해 왔다. 여객기와 전투기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하지만, 최근 국산 초음속기를 수출할 정도가 됐다. 지난 10일 경남 사천 공군비행장을 출발, 7시간동안 5600㎞를 비행해 인도네시아에 도착한 항공기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최초의 국산 초음속 항공기 T-50i 2대다. 인도네시아와 계약한 물량은 16대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스웨덴에 이어 여섯 번째로 초음속 항공기를 수출하는 국가가 됐다.
예나 지금이나 빠른 교통·통신은 승패를 결정짓는 주요인이다. 군사전쟁은 물론 경제전쟁에서도 마찬가지고, 생활현장에서도 그렇다. 특히 글로벌 세상에서 국제공항이 없는 지역은 경쟁에서 크게 밀린다. 모든 자치단체가 공항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광주공항을 살리겠다고 광주 군공항을 군산 미군비행장으로 이전시키려는 광주시의 태도는 심각한 집착증이다. 강운태 광주시장의 마음엔 광주공항 살리기 위해 군산공항의 입지를 어렵게 하는 음모만 가득해 보인다.
2007년 무안공항 개항 후 광주공항은 김포·제주노선만 존재하는 국내선 공항으로 전락했다. 그 바람에 예전에 비해 크게 썰렁하다. 무안국제공항도 상해 주4회, 심양 주3회, 마닐라 주2회 운항할 뿐이다. 무안공항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강운태 시장은 군산공항을 언급하기 전에 광주공항을 무안공항으로 통폐합, 공항 경쟁력 제고에나 신경쓸 일이다.
김재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