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도발에 정치권 나섰다

"우월의식·사전 논의없는 무례" 맹비난 / 도내 국회의원들"전북몫 적극 찾을 것" / 군산시 "시민 우롱하는 행태"사과 촉구

속보 = 강운태 광주시장이 광주 군공항 이전지로 군산공항을 언급한 것과 관련, 도민 반발이 증폭되는 가운데 전북정치권이 발끈하고 나섰다. 정치권은 전북이 더 이상 '호남의 변방, 광주·전남의 2중대'로 취급받지 않도록 '전북 몫' 찾기에 적극 나서겠다는 각오다.

 

(11일자 1면 보도)

 

민주당 이춘석 전북도당 위원장은 11일 "말도 안 되는 이야기여서 어처구니가 없다. 광주시장이 옮기라고 하면 되는 것이냐. 민주당 출신 자치단체장이 어떻게 이런 발언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이어 "강 시장 발언은 평소 호남에서 광주·전남이 우위에 있다는 우월의식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며 "전북 국회의원들은 호남에서 더 이상 전북이 변방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전북 몫을 찾아오는데 힘을 모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성엽 국회의원은 이날 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기 지역의 발전 방안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사전 협의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다른 지역을 거론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고,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강 시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내년도 국가예산 심의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민주당 측 계수조정소위원회 위원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호남 몫이 또다시 광주·전남으로만 배정된다면 전북도민을 분노케 하는 일이다"면서 "이럴 경우 도내 의원 11명이 의사일정에 보이콧이라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직 국회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북도민은 광주를 사랑하는데, 광주시장께서는 (정말 그럴 리는 없겠지만) '들러리'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싶어 안타깝다"고 비판한 뒤 "전북과 광주·전남이 호남이라면 말로만 가족이 아니라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주 의원도 "군 공항이 지역발전에 좋지 않으니 다른 지역으로 보내겠다는 생각, 이런 발상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강 시장의 발언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다. 개인의 아이디어를 낼 때는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산시에서도 군산시민을 우롱하는 행태라며 강운태 광주시장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군산시는 11일 '강운태 광주시장, 광주 군공항 군산공항으로의 이전 언급에 대한 군산시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강 시장의 공식사과와 군산시민을 자극하는 일체의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군산시 최현규 건설교통국장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로, 광역단체장의 절차를 무시한 이번 발언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으며 어떠한 뜻으로 발언을 했는지 의구심마저 든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지역인 무안군에서도 반대해 무산된 사항을 자체적으로 판단해 타 지자체까지 거론해 발언한 것은 전북도민과 군산시민을 무시한 잘못된 발언이다"고 성토했다.

 

최 국장은 이어 "전북에 국제공항이 없어 항공 소외지역으로 많은 고통을 감수해 왔지만 이제는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며 "광주시장은 군산시민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앞으로 군산시민을 자극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