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왜적과 싸우다 전사한 의사들을 모신 만인의 총에 대한 관리를 정부가 계속 외면하고 있어 남원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사실 전라북도와 남원시민들이 매년 행사를 열어 추모하고, 선인들의 거룩한 뜻을 가슴에 새기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는 문제될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나라를 위해 싸우다 전사한 군·관·민을 직접 챙기지 않고 외면하는 것은 큰 문제다. 게다가 어느 곳은 국가관리, 어느 곳은 지역관리라니 될 법이나 한 일인가.
지난 25일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전투 현장인 옛 남원역 광장에 모인 남원시민들은 "만인의 총을 국가관리로 승격시키고, 전투 현장인 옛 남원역 광장 주변을 추모공원으로 조성해 살아있는 역사교육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남원시민들이 지난 2001년부터 요구하지만 10년 넘게 소가 닭 쳐다보듯 외면하고 있다. 그런데 남원시민들을 분노하게 하는 것은 또 있다. 충남 금산에 있는 칠백의총의 경우 국가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 망월동묘지도 국립묘지 및 국민적 성지로 받들고 있다.
남원성전투는 1597년 8월 13일부터 4일간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 관리, 민간인이 일본군 5만 6000여명에 대항한 전투다. 이 전투에서 이복남, 이신방 등 장수를 비롯해 군·관·민 1만여명이 끝까지 항전하다 모두 전사했다.
누란지위의 국가 위기 앞에서 이같은 일은 금산전투나 남원성전투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다. 남원성 아래에 위치한 전남 구례 석주관에서는 하동 방면에서 북진하는 왜적에 맞선 의병들이 최후의 한사람까지 싸우다 죽었다. 경남 함양의 황석산전투에서도 7000명의 아군이 왜군 7만5000명을 맞아 5일간 싸우다 죽었다. 이들이 죽음으로 왜군에 큰 타격을 입혔기에 정유재란을 이겨낼 수 있었다.
정부는 만인의총의 국가관리 승격과 남원성전투 현장의 추모공원 조성 요구를 즉각 수용, 살아있는 역사교육을 통한 국민들의 호국 의식을 고취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