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스캔들

2012년 국내 미디어 신뢰도 1년 전에 비해 16%나 하락 / 언론, 진실하게 사실 전달해야

▲ 김의한 군산대 신문 편집장
지난달 26일 다이나믹듀오의 멤버 최자와 설리의 열애설 발표되고 이어서 오종혁과 티아라 소연의 열애설이 함께 터졌다. 하루 만에 유명 연예인의 열예설이 2 건이나 발표된 것이다. 각종 검색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의 상위를 열애설 당사자들의 이름이 차지했고 SNS도 이들의 데이트 사진과 동영상 등으로 도배됐다.

 

평소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관심을 갖지 않는 편이라 인터넷 페이지를 넘기려고 했지만 SNS게시물에 달려있는 댓글 몇 개가 마우스를 움직이는 손을 멈추게 했다. "정치에 뭔일이 일어나고 있는게 틀림없어"라는 글이었다. 이 외에도 정치적 문제로 인해 정부에서 연예인의 열애설을 의도적으로 퍼트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 혹은 확신을 담은 글들이 난무하고 있었다.

 

2011년 4월이 떠올랐다. 당시 일명 서태지·이지아 사건은 국민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다. 이 열애설과 함께 대두되는 주장이 있었다. 서태지와 이지아의 재산 분할 청구 소송에 대한 기사가 처음 나가기 1시간 전 "BBK 수사 도중 검찰이 김경준에게 '이명박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면 형량을 낮춰주겠다'고 보도한 시사인 보도가 허위가 아니다"라는 판결이 나오면서 'BBK 보도를 묻기 위해 서태지-이지아 보도를 낸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연예인들의 열애설을 일부러 퍼뜨린다는 등의 음모론이 아니다. 이런 음모론의 사실 유무와 관계 없이 왜 연예인들의 이야기가 이슈화 될 때마다 국민들 사이에서 정부가 무엇인가 숨기려고 언론을 이용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는가 하는 것이다. 이는 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언론에 대한 불신이 국민들 사이에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일부 국민들은 대한민국 언론을 국민의 눈을 가리기 위한 정부의 도구정도로 생각하기도 한다.

 

이미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떨어질 만큼 떨어져 있다. 매년 각국의 신뢰도를 조사하는 에델만은 '2012에델만 신뢰도 지표조사'를 통해 우리나라의 미디어 신뢰도가 2011년에 비해 16%포인트 하락한 44%라고 발표했다. 이에 더해 우리나라를 일본, 러시아와 함께 믿지 못하는 나라(DISTRUSTER)로 분류하기도 했다.

 

언론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신문이나 방송이 국민에게 전할 수 있는 내용은 한정적이다. 신문은 지면이 한정돼 있고 방송은 방송시간이 제한돼 있다. 언론은 우리나라 그리고 세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한정된 지면과 시간에 할애해야 한다. 국민은 언론이 전해 주는 정보를 통해 정치와 경제 그리고 사회를 이해하고 우리 사회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잘못된 부분 혹은 수정되어야 할 부분은 없는지 생각하고 판단한다. 국민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이 언론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보도되지 않는다면 국민은 부족한 정보로 결국 잘못된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 이때 국민은 자신의 선택 혹은 판단이 잘못되지 않을까 불안해한다. 이것이 언론이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언론은 지금부터라도 다시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받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간단하다. 바로 국민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반드시 알아야 할 소식을 진실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때 비로소 국민들은 연예계 스캔들에 더 이상 불안해 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