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道 이동식카메라 부스 절반 '있으나마나'

전체 부스의 46% 연간 단속건수 '0'…"편의적 운용시스템 바꿔야"

경찰이 전국 고속도로에 설치한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 부스 가운데 1년간 단속 건수가 전혀 없는 곳이 절반 가까이에 이르러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8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김기선(새누리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찰이 고속도로에서 운용하는 이동식 카메라는 지난해 85대,  올해는 8월 말 기준으로 94대였다.

 

지난해 기준으로 이동식 카메라를 이용한 과속 단속은 59만2천466건에 달해  카메라 1대당 평균 6천970건을 기록했다.

 

 이는 고정식 카메라 385대의 대당 평균 단속건수 2천94건(총 80만6천241건)의 3배를 크게 웃도는 실적이다.

 

그러나 이동식 카메라를 옮겨 가며 단속하려고 고속도로 곳곳에 설치한 부스의 활용도는 지점에 따라 매우 들쭉날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찰이 운용한 부스 340개 중 연간 단속 건수가 100건 미만인 것은  228개(67%)에 달했다.

 

 이 가운데 158개(46.5%)는 단속 건수가 1건도 없었다.

 

올해 역시 전체 부스 358개 중 단속 건수 100건 미만은 254개(71%), 0건인 부스는 166개(46.4%)에 달했다.

 

반면 구간에 따라 단속 건수가 많은 곳은 연간 2만∼3만건 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기준으로 부스 1개당 설치 비용이 약 500만원이므로 단속 건수가 0건인 부스 166개에 예산 8억3천만원이 투입된 셈이다.

 

김 의원은 "경찰이 부스만 여러 개 만들어 놓고 실제로는 단속 건수가 많은 곳 위주로 편의에 따라 카메라를 운용한다는 뜻"이라며 "사고 발생이 많은 지점으로 부스를 옮기거나 이동식 단속장비를 전 부스로 순회 운용하는 등 예산 낭비를 막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7월 이동식 단속 카메라 부스 활용실태 점검 결과를  일선 지방경찰청에 내려 보내고 이동식 카메라를 전 부스에 순회 설치해 활용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