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구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에 공천폐지가 확정되지 않아 입지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 현직들을 제외하고는 안철수 쪽에다 한발씩 걸쳐 놓고 있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 더 속 탄다. 그간 여론의 흐름을 놓고 볼 때도 안철수 지지도가 도내서 만큼은 지난 대선 때만은 못해도 줄곧 민주당 보다 우위를 지켜왔기 때문에 안철수 쪽 노크자가 많은 게 사실이다. 민주당 쪽서는 이미 발표된 도내 25명의 안철수 쪽 실행위원 면면을 봐도 참신성과 역량이 떨어진다며 애써 평가절하 하는 모습이다.

 

여야 공히 정당공천폐지를 매듭짓지 않아 아직도 선거구도가 안갯속이다. 선거를 불과 7개월 밖에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도내서는 민주당 출신 단체장들이 잇따라 사법처리 되거나 조사를 받고 있어 안철수 쪽이 어부지리(漁夫之利) 하고 있다. 임실 부안 진안 장수 순창 고창군과 두 군데 정도가 더 조사 받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정권초기 전방위적 사정 작업치고는 도가 지나친 것 아니냐고 그 배경에 의구심을 보낸 반면 그간 전북의 지배세력이 민주당인 만큼 수술대에 오른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으로 갈려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연말께 3선 출마여부를 밝히겠다던 김완주 지사가 침묵모드를 깨고 3선출마를 엿보이게 하는 일련의 행보를 취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추석 이후 지난 9월27일 전북 출신 경제 금융 실업계 원로 15명으로 전북도 투자유치자문단을 뜬금없이 구성한 것이 이를 뒷받침 한다. 명분상 참여 인사 면면을 봐도 그럴싸해 보이지만 왜 민감한 시기에 이 같은 조직을 만들었는지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지난 7일에는 효성의 라이벌사인 일본 도레이사를 새만금에 끌어 들여 3000억 원을 투자토록 발표한 것도 예사롭지 않게 보이고 있다.

 

김 지사의 이 같은 움직임에 송하진 전주시장과 유성엽의원측은 불편한 심기다. 그간 두 입지자들은 가급적이면 김 지사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조용히 지지세를 굳혀 나갈려고 했던 것. 하지만 김 지사의 표밭행보가 계속되면서 서서히 송시장과 대립각이 날카롭게 세워지고 있다. 송하진 전주시장의 도지사 출마관계로 무주공산이 된 전주시장 자리는 현재 난립해 있지만 안철수 쪽서 실행위원이 발표되면 그쪽으로 지지세가 쏠릴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백성일 주필 겸 상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