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내년 7월부터 기초연금
하지만 박 대통령은 집권 후 악화된 경제여건과 세수 감소 등을 이유로 대폭 후퇴하는 안을 내놓았다. 지급 대상을 소득하위 70%로 한정하고 지급액도 국민연금과 연계해 최소 10만 원에서 20만 원까지 지급키로 한 것이다. 그러자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는 '사기'라고 몰아 부쳤다. 또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도 반기를 들었다. 국민연금과의 연계안에 반대해온 진 장관이 '양심의 문제'까지 거론하며 사표를 던져 버렸다. 급기야 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하며 어려움을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보면 복지정책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민감하고 폭발력이 큰가를 알수 있다. 어쨌든 이제 노인(65세 이상)들에게 2014년 7월부터 불완전하나마 기초연금 혜택이 돌아갈 예정이다.
때 마침 미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해 온 오바마케어(건강의료보험 개혁안)를 둘러싸고 연방정부의 일부 업무가 잠정 폐쇄(shut down)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2014년도 연방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연방공무원 200만 명 가운데 80만-120만 명이 일시 해고되는 사태에 이른 것이다. 건강보험 가입 의무화를 강제하는 이 개혁안은 실제로 세대간 갈등이 잠복돼 있다. 정책의 성패가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얼마나 가입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세대 문제와 관련해 우리나라에서는 몇 년전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베이비부머는 한국전쟁이 끝난 뒤 몽땅 태어난 50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미국통계청은 합계출산율이 3.0이상인 세대로 규정한다. 720만 명에 이르는 이들이 2010년부터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언론과 학계에서는 많은 보도와 연구보고서를 쏟아냈다. 이들은 자녀 교육비와 결혼 비용 등으로 지출이 많아 정작 자신의 노후 대비는 소홀히 한 세대다. 그러면서도 노부모가 대부분 살아 계셔(평균 80세) 부양의무를 지고 있다. 한 마디로 샌드위치에 해당한다. 그래도 세대의 규모가 워낙 크고 사회에 던지는 충격도 만만치 않아 정치권의 관심이 높았다. 지난 대선에서는 보수화의 큰 물줄기를 형성했다. 결국 국회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2016년부터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일명 '정년 60세 연장법'이 통과되었다.
58~64세 '잃어버린 세대' 복지는
그러다 보니 이들 사이에 낀 예비노인(1948-1954년생)만 정책의 사각지대에 남았다. 존재가 묻힌 소위 '잃어버린 세대(Forgotten Generation)'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들의 실태는 지난 5월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와 미국 메트라이프 노년사회연구소 등이 '2차년도 베이비부머 보고서'와 함께 발표한 자료가 실감나게 보여준다. 2012년 현재 58세에서 64세인 예비노인은 345만 명으로, 노년층의 정책적 지원도 못받고 바로 밑 세대인 베이비부머 세대에 대한 관심 집중으로 정책적 대상에서도 제외되었다. 이들은 연금 가입 등 노후준비가 더 열악한데다 자녀에 대한 과도한 지원과 노부모(평균 83세)부양의무까지 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들의 삶을 온전히 개인의 몫으로만 남겨둘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