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독감 백신 바닥…시민들 혼란

전주시, 동네별 무료 접종 / 순서 놓친 노인 항의 소동 / 일반인, 유료 차질 우려

▲ 16일 전주시 보건소에서 시민들이 무료 독감 예방주사를 맞기 위헤 접수를 하고 있다.

전주시 보건소가 오는 21일까지 무료 독감 예방주사를 순차 접종하고 있는 가운데 백신 부족으로 예방 접종을 하려는 방문객들과 실랑이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보건소가 사전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16일 전주시 보건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과, 10월 11일 2차례 걸쳐 조달청의 유료용 접종 백신 입찰에 참가했으나 낙찰받지 못했다.

 

이에 무료용 예방접종 백신 4만 2000개는 확보해 놓은 상태지만, 유료용 백신 2만 300여 개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이에 지난 15일 전국의 도매상을 통한 소규모 구입을 통해 1만 200개를 겨우 확보, 급한 불은 껐다.

 

문제는 65세 이상 노인, 사회복지시설 생활자, 의료수급권자 등을 대상으로 한 무료 접종이 마무리되는 대로 일반인 유료 접종을 시작해야지만 보유 백신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보건소는 예년과 같은 유·무료 동시 접종은 이뤄지지 못하고, 지역별 순차 접종 등의 원칙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백신이 부족해 지금 아니면 접종을 못 할 것'이라는 소문이 더해지면서 접종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에 따른 시민들의 항의도 거세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 15일 완산보건소에서는 70대 노인 A씨가 '힘들게 예방주사를 맞으러 보건소를 찾아왔는데 접종 기간이 지났다고 외면한다'며 30여 분간 보건소 직원들과 승강이를 벌이던 끝에 업무방해죄로 경찰에 신고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전주시 보건소 측은 "A씨처럼 무료 접종 대상자가 대부분 노인이다 보니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는 시민들의 항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추후 예고한 추가 접종까지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원칙적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전주시는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조달 자체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올해 우리나라 인플루엔자 백신 공급량은 약 1750만 도스(dose: 1회 접종량)로 대부분 9~10월 사이 의료기관에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현재 구입할 수 있는 백신 물량 자체가 바닥났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제약사와 도매업체가 납품단가가 높은 병·의원에 백신을 우선 공급하려는 상황이 더해지면서 전국 보건소마다 백신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장수남 전주보건소 진료계장은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제때 접종하지 못한 분들이 접종하는 추가 기간까지 부족함이 없게 마무리하겠다"며 "시민들께서는 원칙적인 운영으로 인한 불편함을 조금만 이해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