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한 은행원이 폐쇄회로(CC)TV에 찍힌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범의 인상착의를 외워두었다가 범인 검거의 결정적인 제보를했다.
NH농협은행 금암동지점에 근무하는 김창현(52) 과장은 창원 중부경찰서의 요청으로 경찰과 함께 보이스피싱 용의자의 모습이 담긴 CCTV를 검토하게 됐다.
당시 김 과장은 CCTV 화면을 유심히 지켜봤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머릿속에 범인의 인상착의를 외워뒀다.
며칠이 지나고 평소처럼 근무하던 김 과장은 전기요금을 내러 온 한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눌한 한국말씨에 CCTV에서 본 모습 그대로의 인상착의였다.
김 과장은 침착하게 전기요금 수납 업무를 마치고 범인을 따라 주차장으로 나갔다.
범인은 검은색 토스카 승용차를 타고 은행을 떠났고 김 과장은 번호판을 유심히본 뒤 번호를 외워 경찰에 신고했다.
확인 결과 이 차량은 대포차로 보이스피싱 범인들이 사용하는 차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인의 은신처를 확인했고 검거에 성공했다.
조사 결과 중국 국적의 불법체류자인 범인은 전국 각 지역에서 약 3억원 상당의보이스피싱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 과장은 "창원 중부경찰서 외에도 수많은 경찰서에서 요청이 들어 와서 수차례 CCTV를 반복해서 보다 보니 인상착의를 외우게 됐다"면서 "추가 피해를 예방한 건 다행이지만 갈수록 사기 수법이 교묘해지는 만큼 고객분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창원 중부경찰서는 18일 범인 검거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 김 과장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